[대구 재창조 엔진 대구국가산업단지] <4·끝>영남권 기계·뿌리산업 주춧돌

대구국가산단은 영남권 기계'뿌리산업의 메카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작기계 제작 전문업체인 '코마텍'. 코마텍 제공

LCD 디스플레이, TV, 전기자동차용 모터 등 제품 공정에 필요한 자동화 검사장비를 생산하는 업체인 '월드텍'은 본사를 대구국가산단으로 옮겨 전기자동차 시대에 본격 대비할 계획이다. 월드텍 경기도 안양공장의 전기전환장치 생산라인. 월드텍 제공

기계'뿌리산업은 모든 산업 분야의 근간이다. 자동차부품'섬유'전기전자 등 지역 주력업종들의 체력이 여기에서 나온다. 대구국가산업단지는 올 상반기 중 3차(7만4천㎡) 분양을 할 예정이다. 첨단기계'전기장비 제조업이 주 입주 대상이다. 지역 내외 중소'중견 기계업체와 뿌리업체들이 대구국가산단의 우수한 산업 입지와 인프라를 주목하고 있다. 대구국가산단은 이제 영남권 기계'뿌리산업의 메카로 부상할 전망이다.

◆산업의 근간은 기계'뿌리업체

대구국가산단에는 이미 지난해 1차 분양 때 다양한 기계업체들이 입주 약속을 받았다.

1975년 설립된 '코마텍'은 칠곡 왜관지방산업단지에서 공작기계를 제작하고 있다. 연간 400대의 자동차부품'전자제품'금형분야 공작기계를 생산하며, 25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나사 구멍을 뚫는 '태핑(Tapping) 머신'이 주 생산 품목이다.

이 업체는 지난해 대구국가산단에 2만4천㎡의 공장 땅을 신청했다. 박종현 경영지원부장은 "왜관의 경우 근로자 수급이 어렵고 공장 부지도 비좁다"며 "대구국가산단은 주거래처인 창원, 울산과 가깝고, 협력업체들이 인근 성서에 많이 자리 잡고 있다. 국가산단에 모이는 업체들은 앞으로 상호 간 새 고객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집적 효과가 크다"고 했다.

경기도 안양에 본사를 둔 '월드텍'은 LG'삼성 등에서 생산한 휴대전화, LCD 디스플레이, TV, 전기자동차용 모터 등 제품 공정에 필요한 자동화 검사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다.

구미에도 공장을 둔 이 업체는 대구국가산단으로 본사를 옮기고, 전기자동차 시대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자동차 시대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 인버터'컨버터 등 전자부품 장비가 늘고, 자동차부품산업은 기술집약적으로 바뀌어 전자부품 검사장비도 많이 요구된다.

이곳 표대준 이사는 "대구는 이미 자동차부품산업이 특화돼 있고 창원, 구미와도 가까워 기계와 전자산업을 융합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경북 왜관에 본사를 둔 '대화산기'는 제철설비 제작에 필요한 금속 성형기계를 생산하는 업체다. 1985년 문을 연 뒤 성장에 맞춰 성서'왜관으로 공장을 확장했다. 400억~5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며, 제품의 80%가량을 인도'중국'일본 등지의 제철설비 업체에 수출한다. 이 업체는 '땅'과 '사람'을 찾아 대구국가산단의 문을 두드렸다. 업체 측은 "테크노폴리스와 국가산단이 본격 조성되면 현풍'구지는 유망한 산업단지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가산단, '뿌리산업 집적화단지' 조성

뿌리산업은 주조'금형'소성가공'용접'열처리'표면처리 등을 통해 소재를 부품으로, 부품을 완제품으로 생산하는 기초 공정산업을 총칭한다. '뿌리'라는 이름 그대로 제조업 전반에 연계성이 높고, 자동차'기계'반도체 등 국가 주력산업의 핵심이다.

대구시는 대구국가산단 내에 32만6천700㎡ 규모의 '뿌리산업 집적화단지'를 조성한다. 대경권 뿌리산업체는 수도권, 부산'경남에 이은 3위 규모로 3천200여 개에 이른다. 뿌리산업 집적화단지 사업기간은 내년부터 2019년까지, 사업비는 1천599억원으로 추산된다.

뿌리산업 집적화단지란 이름 그대로 뿌리산업에 특화된 산업단지로, 이미 65개 사가 입주 희망 의사를 밝혔다. 기계부품연구원 김동배 팀장은 "뿌리업체들이 클러스터화함으로써 기술지원을 받고 영세성을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