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5연패 키플레이어] <상>외국인 투수 '기대 반 걱정 반'

너무 많이 맞은 클로이드 '불안한 5선발'

삼성의 제5선발 투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타일러 클로이드가 19일 NC와의 시범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의 제5선발 투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타일러 클로이드가 19일 NC와의 시범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프로야구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에도 가장 우승에 근접한 팀으로 꼽힌다. '야구 대통령'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지도력, 투타의 조화, 프런트의 지원 등 '명문'으로 부르기에 모자람이 없다. 하지만 삼성에게도 '아킬레스건'은 있다. 28일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3회에 걸쳐 삼성의 고민거리를 짚어본다.

삼성은 시범경기를 8위(5승7패)로 마쳤다. 타율(0.301)은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3할대였지만 평균자책점(4.84)이 9위였던 탓이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이 부문 2위(4.52)였던 팀치고는 저조한 성적이다.

팀 방어율의 고공 행진은 새로운 외국인 투수, 타일러 클로이드(28)의 부진과 맞물려 있다. 클로이드는 시범경기에서 두 차례 선발 등판, 1승 1패를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이 12.38에 이르렀다. 12일 포항 LG전에서는 3이닝 5피안타 3볼넷으로 8실점 했고, 19일 마산 NC전에서는 5이닝 3피안타 3사사구 3실점 했다.

클로이드는 특히 장타를 자주 허용, 불안감을 키웠다. 첫 등판에서 홈런 세 방으로 7점을 내줬고, 두 번째 등판에서도 솔로홈런을 뺏겼다. 피홈런 4개는 SK 백인식(5개)에 이어 리그 2위다. 미국 무대에서 피홈런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던 그로서는 한국에서도 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다. 클로이드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산하 트리플A 콜럼버스에서 뛰면서 27경기에서 26개의 홈런을 내줬다.

클로이드는 애초 제구력이 뛰어난 투수라고 알려졌으나 아마저도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시범경기 2경기에서 8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 5개, 몸에 맞는 공 1개를 남겼다. 반면 탈삼진은 5개에 그쳤다. 이닝당 출루허용률(1.63)이 좋을 수가 없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찬물 떠놓고 빌어야 할 것 같다"라는 표현으로 그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팀의 1'2선발감으로 기대한 투수의 부진은 팀 순위와 직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팀당 144경기를 치러야 하는 올해는 탄탄한 마운드를 갖춘 팀이 그 어느 해보다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이에 따라 클로이드는 제5선발투수로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초반에 팀 승수를 많이 쌓기 위한 전략이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가장 약한 선발 투수끼리 맞붙여야 손해를 덜 본다는 계산이다. 반면, 알프레도 피가로는 제1선발이 유력한 상황이다.

류 감독이 보는 클로이드의 단점은 완급 조절이다. 140km대 초반에 머무는 최고 구속도 문제이지만 컷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구속 차이가 거의 없어 난타당했다는 분석이다. 물론, 시간이 흐를수록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평소 '용병은 적응력이 관건'이란 지론을 펴는 류 감독은 "트리플A에서 노히트 노런을 한 투수라면 뭐가 달라도 다르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행히, 류 감독의 희망처럼 클로이드는 매사 적극적인 성격이다. 구단 관계자는 "클로이드는 한 가지를 알려주면 나머지는 스스로 잘 해결하는 '척척박사' 스타일"이라며 "가족들이 한국에 와 있어 심리적 안정도 되찾은 상태"라고 귀띔했다.

클로이드는 삼성에서 등번호 25번을 받았다. '푸른 피의 에이스'로 불렸던 배영수(한화)가 삼성에서 달았던 번호다. 팬들 입장에서는 그가 배영수 못지않은 활약을 펼쳐주기를 바라는 게 인지상정이다. 밴덴헐크(소프트뱅크)의 숙소를 물려받은 그가 에이스로 거듭난다면 물론 금상첨화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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