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버스개혁 지금이 골든타임] <상> 준공영제 시행 후 더 외면 받는 현실

배차간격 13.5분 '거북이'…수송분담률 '꼴찌'

2006년 2월 대구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시작됐다. 그로부터 9년, 결과는 실망스럽다.

자가용 이용자는 더 늘었고, 버스 이용률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들어가는 재정지원금은 해마다 불어나고 있다. 시민의 발이자 대중교통의 맏형인 버스에 대한 수술이 불가피한 상태다. 다음 달이면 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시내버스는 '돈만 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 있다. 지금이 시내버스 개혁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준공영제 9년, 저조한 성적표

대구 시내버스 이용 승객은 준공영제 시행 직후 약간 늘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오르락내리락하며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대구 시내버스 수송인원은 2013년 2억9천127만7천639명으로 준공영제를 시작한 해인 2006년 2억1천495만544명에 비해 35.5%(7천632만7천95명) 증가했다.

언뜻 많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2006~2007년 사이 21.9%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2007~2013년 동안 11.1%(2천918만4천755명) 증가한 것에 불과하다. 특히 최근 5년간(2009~2013년)은 2억8천500만 명에서 2억9천300만 명 사이에서 늘었다 줄었다 하고 있다. 최근 10년(2004~2013년)을 살펴보면, 대구의 시내버스 수송인원 증가율(15%)은 같은 기간 다른 특별'광역시 6곳(준공영제가 아닌 울산 제외) 중 5번째로 최하위권이다. 서울(13.3%)을 제외하곤 인천(44.9%)과 대전(31.9%), 부산(22.5%), 광주(21.8%) 등 모두 대구보다 훨씬 많았다.

교통수단 가운데 차지하는 시내버스 비중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당히 낮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대구의 버스 수송분담률은 21.1%로 준공영제가 도입된 특별'광역시 중 단연 꼴찌다. 서울(32.8%)과 부산(31.3%), 인천(30.4%) 등 대구보다 인구가 많은 곳은 물론 광주(28.1%)와 대전(23.4%)보다도 적다.

그 사이 승용차는 급격히 증가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3년 대구시 승용차 등록 대수는 83만5천622대로 2006년 64만6천572대에 비해 무려 29%(18만9천50대)나 늘었다.

◆시내버스. 왜 외면받나?

시내버스가 외면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정시성과 배차간격이다. 대구 버스의 평균 왕복 노선길이는 46.1㎞로 인천(46.6㎞)보다는 짧지만 서울과 부산, 대전, 광주 등에 비해선 길다. 평균 배차간격도 13.5분으로 서울(9.2분)과 부산(11.3분), 인천(12분)보다 크다.

배차간격이 늘어난 이유 중 하나로 인구 대비 버스 수가 적은 점도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구의 시내버스 수는 1천561대로, 인구 1만 명당 6.3대다. 서울(7.4대)과 부산(7.1대), 인천(8대)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균 대구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출퇴근길 교통 정체, 실효성 없는 버스전용차로 등 현재 여건으로는 버스가 승객을 제시간에, 빠르게 태워 나를 수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3호선 개통을 계기로 그동안 준공영제 시행 후 버스 서비스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재정지원금은 왜 늘어나게 됐는지 등 시내버스와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을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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