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경북 동해안 어업, 이젠 틀을 바꿀 때다

경북도가 2005~2014년까지의 해면어업 현황을 파악한 결과에 따르면 2008년을 정점으로 동해안 대표 어종인 오징어 등의 어획량이 급감했다. 2008년 9만1천416t이던 오징어는 지난해 5만9천744t이었다. 2천554t이었던 대게는 1천707t, 도루묵은 1천395t에서 586t으로 떨어졌다. 2천480t의 꽁치는 172t에 그쳤다. 전체 어획량도 2008년 최고 16만7천961t에서 12만6천725t으로 줄었다.

반면 고등어는 2005년 739t에서 지난해 2천299t이 잡혔다. 복어류도 754t에서 1천374t으로 늘었다. 지난 10년간 경북 동해안 바닷속은 엄청난 격변을 겪었던 셈이다. 대표 어종 오징어와 대게, 도루묵, 꽁치, 전어 등의 어획량은 줄고 고등어와 복어는 늘었다. 서민 밥상의 단골이자 등푸른생선인 꽁치나 가을 별미인 전어는 자취를 감출 위기다.

경북 동해안 어업지도가 크게 달라진 첫 번째 원인은 지구온난화 영향이다. 지난 40년간 동해안 수온은 0.8℃가 올랐다. 이를 육지로 치면 10도 가까이 상승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따라서 고등어 같은 난류성 고기가 남해안과 제주를 떠나 동해안으로 이동했다. 해양 생태계 변화로 바닷속 어종의 대이동이 이뤄진 것이다.

남획과 불법조업에 따른 어자원 고갈도 중요한 이유다. 어업 선진국처럼 엄격한 어획기준을 마련, 그물코를 넓히는 등 어린 고기 보호에 무신경했다. 어자원 고갈에 대비해 기르는 어업을 더욱 강화하지 않고 잡는 어업에 안주해 바다 보호에는 소홀했던 인과응보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중국 선단이 동해안까지 진출해 무차별적인 불법 조업으로 동해안을 황폐화시킨 것도 심각한 위협이다.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어민 스스로 남획과 불법 조업을 중단하고 바다 보호에 나서야 한다. 달라진 바다 생태계에 따른 새 어종 출현과 같은 변화를 활용하는 연구가 필요할 때다. 피할 수 없는 환경이 빚어낸 바닷속 변화를 추적해 새로운 틀의 어업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경상북도 수산자원개발연구소나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와 같은 전문기관의 존재 이유다. 경북 동해안의 새 어종 출현과 변화를 경북 어업 도약의 또 다른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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