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해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것은 선수들의 기본기가 탄탄한 덕분이다. 지난해 삼성은 9개 구단 가운데 최소 실책(77개)을 기록했으며, 견제사(6개)와 병살(104개)도 가장 적은 편에 속했다. 어이없는 실수가 작다 보니 시즌 내내 안정된 전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은 29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둘째 날 경기에서 예기치 못한 본헤드 플레이로 추격 찬스를 날리면서 3대7로 패했다. 주장 박석민의 주루 실책이 추격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고, 삼성은 더는 점수를 보태지 못해 시즌 첫 패배를 떠안았다.
1대6으로 뒤지던 삼성은 5회말 들어 SK 마운드를 상대로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박해민과 대타 진갑용의 안타, 김상수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한 데 이어 박한이의 안타, 박석민의 내야안타로 3대6까지 추격했다. 1사 만루 상황에서 들어선 4번 타자 최형우가 날린 타구는 좌익수에게 잡혔지만 3루 주자 김상수는 무사히 홈으로 들어왔다.
2점 차이로 따라붙은 채 2사 1, 2루가 되어야 할 상황이었지만 전광판의 점수는 바뀌지 않았다. 이닝도 그대로 종료됐다. 1루 주자 박석민이 안타인 줄 알고 2루를 지나 3루로 뛰다가 타구 방향을 지켜보며 서 있던 2루 주자 박한이를 추월한 탓이다. 심판진은 김상수의 득점보다 박석민의 선행주자 추월이 먼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삼성의 실책성 플레이는 8회에도 나왔다. 구원등판한 안지만이 볼넷 2개와 안타로 자초한 1사 만루에서 정상호를 상대로 내야 땅볼을 유도했으나 유격수 김상수가 병살 처리하지못하면서 7점째를 내줬다. 지난해 전 경기에 출장하고도 실책이 14개에 불과했던 김상수의 아쉬움이 남는 수비 장면이었다.
2013년 9월 29일 잠실 LG전(4이닝 5실점 패) 이후 처음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차우찬은 5이닝 7피안타로 6실점 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차우찬은 1회 1사 후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맞은 위기에서 SK의 새 용병 타자 브라운에게 던진 포크볼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만루 홈런을 허용했다. 차우찬은 5회 추가 2실점하고 나서 6회 김건한으로 교체됐다.
류중일 감독은 "초반에 만루 홈런 맞아서 경기 흐름이 어려워졌다. 5회 추가 득점에 실패하면서 주루 미스 나온 게 아쉽다"고 했다.
삼성은 전날 SK 와이번스와의 개막전에서는 선발 타자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6대1로 승리했다. 선발투수로 나선 알프레도 피가로는 6이닝 동안 2피안타 5탈삼진으로 무실점, 한국 데뷔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이날 피가로는 시속 153km의 강속구를 뿌렸다.
한편 펜스를 새로 교체한 대구시민야구장에서는 양 팀 외야수들의 호수비가 이어져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수비 도중 펜스에 부딪혀 다쳤던 삼성 최형우는 3회 이재원의 타구를 펜스에 부딪히며 낚아챘고, SK 이명기 역시 7회 초에 환상적인 펜스 플레이를 보여줬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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