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이 영천으로 왔다. 아직 실감을 못 하는, 알지 못하는 지역민들이 많지만 보잉의 경상북도 시대는 이미 현실이 됐다.
세계적 기업들도 보잉이 자리한 경북을 주목하고 있다. 도레이사 등 이름만 대도 알 만한 글로벌 기업들이 보잉을 따라올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경북은 이제 항공전자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이륙하고 있다. 보잉 항공전자 유지'보수'정비(MRO)센터의 준공 및 상업가동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탄소산업 육성 방안, 에어로 테크노밸리 등 경북도의 항공전자산업 육성 전략은 어떤 효과를 가져올까? 경북의 새로운 성장동력, 항공전자산업에 대한 궁금증을 5회에 걸쳐 풀어본다.
경북도와 영천시의 항공전자산업 아시아 허브 구축사업은 이미 날개를 달았다. 미국 보잉사가 최근 영천에 항공전자 MRO센터를 완공한 뒤 상업가동에 돌입한 것이다.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 옆에 들어설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도 착공을 앞두고 있다. 도와 시는 이를 기반으로 항공전자 부품기업을 유치해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에 에어로 테크노밸리(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5월 28일 MRO센터 준공식 예정
보잉사는 지난 1월 초 영천시 녹전동 1087번지 일원 부지 1만4천52㎡에 건축면적 1천12㎡ 규모의 항공전자 MRO센터를 완공했다.
경북도와 영천시가 2012년 9월 보잉과 항공전자 MRO센터 건립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2년여 만에 MRO센터를 준공해 항공전자산업 육성의 거점을 마련한 셈이다.
보잉은 지난해 12월 항공전자 MRO센터 완공을 앞당기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밤샘 작업을 계속했다. 올해 1월 중순과 2월 초에는 항공전자 MRO센터 건물 가사용 및 사용 승인을 각각 받았다. 2월 초부터 한국인 항공전자 MRO센터 본부장도 근무하고 있다.
3월 말 현재 항공전자 MRO센터에는 미국인 트레이너 6명과 한국인 엔지니어 2명이 일하고 있으며 행정사무 인력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보잉 관계자들은 지난 1월에 이어 4월 중순 영천시를 방문해 항공전자 MRO센터의 장비를 둘러보고 5월 28일 예정인 MRO센터 준공식 참석자, 행사 내용 등을 협의할 방침이다.
보잉은 지난 2월 항공기 전자부품의 결함을 분석하고 정비할 수 있는 장비와 부품을 항공전자 MRO센터에 들여왔다.
항공전자 MRO센터에 들여온 핵심 장비는 보잉사의 다기종 항공전자시험 시스템(MATS)이다. 다기종 항공전자시험 시스템은 항공전자 부품에 대한 완전한 진단시험 시스템으로 최첨단 소프트웨어(SW)를 탑재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를 바꿀 경우, 여러 종류의 항공기 전자부품을 진단할 수 있다. 항공전자 MRO센터에는 총 4대의 다기종 항공전자시험 시스템을 들여올 예정이며 1대는 지난 2월 중순 도입됐다.
보잉은 다기종 항공전자시험 시스템을 도입한 뒤 시험가동을 거쳤다. 3월 말 현재 상업가동이 가능하며 F-15K 항공전자 부품을 정비할 수 있다고 한다. 아직 F-15K 항공전자 부품의 고장 사례가 없어 실제로 정비한 경우는 없는 실정이다.
이진학 경북도 항공산업 정책보좌관은 "보잉은 영천 항공전자 MRO센터에서 운용하기 위해 처음으로 다기종 항공전자시험 시스템을 개발해 지난해 미국 전시회에서 첫선을 보였다. 지금까지는 F-15, F-16, T50 등 전투기별로 자동점검장비(ATE)가 따로 있었지만 보잉이 다양한 항공기 부품을 하나의 장비로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영천에 들여왔다"고 말했다.
◆항공전자 부품 정비품목 단계별 확대
영천에 들어선 항공전자 MRO센터는 보잉 방위사업 부문 최초의 아시아 투자 사례다.
보잉은 항공전자 MRO센터에서 1단계(2015년까지)로 한국 공군의 F-15K 항공기 항공전자부품 36종을 시험'평가'정비할 방침이다. 항공전자부품 36종에는 현장라인 교체 가능 부품(LRU)과 정비숍 교체 가능 부품(SRU)이 포함된다.
2단계(2016∼2018년)에는 F-15K와 E-737 공중조기경보기의 항공전자부품 68종을 정비할 계획이다. E-737 공중조기경보기는 강력한 공중 감시 및 통신'전투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최첨단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3단계(2019∼2024년)에는 F-15K 및 E-737 공중조기경보기 외에 아파치 헬리콥터, 치누크 헬리콥터 등으로 확대해 항공전자부품 225종의 결함 분석과 정비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치 공격형 헬리콥터 36대와 치누크 다목적 헬리콥터 42대의 항공전자 부품까지 정비 대상 품목을 늘린다는 얘기다.
보잉은 장기적으로 라이선스 및 계약적 동의를 얻은 타사 항공기의 항공전자부품에 대한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보잉은 초기 2천700만달러를 투자하며 향후 단계별로 투자액을 늘려 항공전자 MRO센터를 아시아 태평양의 항공전자 MRO 허브로 육성할 방침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보잉의 군용기는 수주'인도 완료 물량을 포함해 총 1천290여 대이며 이 중 544대(42%)가 한국에 있어 항공전자 MRO 시장의 수요 및 성공 요건을 갖추고 있다. 한국 및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항공전자 MRO 시장이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다.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 옆에는 항공전자부품의 시험평가, 연구개발, 품질인증 등을 담당할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5월쯤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건립 공사를 시작해 연말 건물을 완공한 뒤 장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 '메디컬몰드(의료기기 금형) 생산기술센터'가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뒤쪽에 들어선다. 첨단 의료기기 부품과 제품을 생산할 메디컬몰드 생산기술센터는 현재 건축승인을 받았으며 착공을 앞두고 있다.
◆에어로 테크노밸리 조성 예정
경북도와 영천시는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와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를 기반으로 항공기업을 유치해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에 '에어로 테크노밸리'(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에어로 테크노밸리는 영천 중앙동 일원의 160만5천790㎡ 부지에 조성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중 33만3천㎡ 규모로 추진된다. 현재 지구 바깥에 위치한 항공전자 MRO센터 및 조성 예정인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메디컬몰드 생산기술센터 등이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에 포함될 예정이다.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가 조성되면 항공전자 부품기업, 의료기기 업체, 자동차 전장 분야 기업 등이 들어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천시는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를 160만㎡ 규모로 조성하기로 합의하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영천에 들어선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를 기반으로 항공기업 유치를 통해 에어로 테크노밸리 조성에 나서겠다"며 "경북의 항공전자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영석 영천시장은 "항공전자 MRO센터 완공을 계기로 향후 보잉사 관련 항공전자 부품기업이 우선적으로 영천에 들어올 것이다. 영천시는 항공전자부품 보수'정비'운영'관리 차원을 넘어 항공전자 분야 부품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영천 민병곤 기자 minbg@msnet.co.kr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MRO센터=Maintenance(유지), Repair(수리), Overhaul(분해 점검 정비) 등의 의미로 항공전자 부품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도록 유지, 보수, 수리, 해체, 점검 등의 작업을 하는 시설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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