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휴대폰 '주말 개통'…영세 대리점들 비용 증가 울상

번호이동전산 운영 주말 확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에 손님이 확 줄었는데 주말까지 근무해야 하나요".

3월 1일부터 주말에 휴대전화 개통이 가능해지면서 영세 휴대전화 대리점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주말 개통에 따라 혹시 모를 수요 때문에 주말에 인건비 부담을 감수하면서 영업을 해야 하는 탓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는 2월 25일 이동통신 3사와 합의를 통해 '번호이동 전산운영'을 주말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말에 휴대전화를 구입하더라도 개통은 월요일에 가능하던 것이 주말에 구입과 개통이 동시에 가능해졌다. 하지만 아직 이 제도가 잘 알려지지 않아 주말 수요가 별로 늘지 않은 상황에서 영세 대리점들은 주말 근무에 따른 비용만 증가하고 있다고 울상을 짓고 있다.

28일 서구 평리동의 한 휴대전화 대리점을 찾았다. 20년째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업주 정모(51) 씨는 "원래 격주로 주말에 문을 열었는데 최근 주말 개통으로 매주 문을 연다"며 "단통법 이후 손님이 전보다 절반 이상 줄어 직원 고용을 못하다 보니 주말마다 쉬지 못하고 대리점을 지키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휴대전화 대리점 한 곳만 운영하는 허모(48) 씨는 "일요일은 어쩔 수 없이 문을 닫는다. 혹시 다른 대리점에 손님을 뺏길까 봐 불안하긴 하지만 1, 2명 손님 받자고 주말을 다 반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종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이사는 "주말 개통으로 영세한 대리점은 추가 인력을 고용해야 하고 규모가 큰 곳도 직원 임금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대리점들의 전체적인 고정비가 상승한다. 단통법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나아질 거라 기대했는데 이제는 그런 희망마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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