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KTX 2일 개통…"서울서 2시간32분, 죽도시장 회 먹으러 갈래요?"

경북 동해안이 포항 KTX 개통 등 교통혁명을 등에 업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해안 명소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내달 2일 KTX 신포항역 개통과 포항~울산 7축 고속도로의 영덕'울진 연장 등 각종 교통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경북 동해안은 수도권과 2시간여 안에 만날 수 있는 반나절 권역이 됐다. 특히 KTX가 포항에 정차하면서 동해안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앞바다가 된 것이다.

이에 경상북도는 포항 영일만항, 영덕 신강구항, 울진 후포'죽변항, 경주 감포항 등 그동안 어항 역할만 했던 주요 항구들을 국제 크루즈선이 드나드는 연안항과 마리나항으로 전환하는 사업에 착수, 최근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기 위한 동해안 항구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포항-서울-북한-유럽 대륙철도의 첫발

◆동해안 바닷길 열렸다

내달 2일 포항 KTX가 개통되면서 서울~포항 이동시간이 평균 2시간 32분으로 대폭 단축된다. 중간 정차역 수에 따라 최단 시간은 2시간 15분까지 줄어들 것으로 코레일은 예측하고 있다. 기존 새마을호 소요시간(최단 5시간 20분)과 비교하면 서울에서 출발해 포항에 도착하는 시간이 3시간이나 줄어드는 셈이다. 따라서 경북 동해안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앞바다가 될 예정이어서 경북도는 동해안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개통되는 포항~서울 KTX 구간은 부산에서 울산과 포항을 거쳐 영덕, 삼척까지 연결하는 동해선철도사업의 일부여서 향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북한을 통과해 유럽까지 이어지는 대륙철도사업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고용석 철도건설과장은 "이번에 개통되는 구간은 부산에서 울산과 포항을 거쳐 영덕, 삼척까지 연결하는 동해선철도사업의 일부"라면서 "앞으로 북한을 통과해 유럽까지 이어질 대륙철도로서 정부가 추진 중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항 KTX 개통을 두고 경북도와 포항시는 관광객 유치로 연결 짓겠다는 방침이다.

포항시는 최근 '포항 시티투어' 운영에 나섰다. 포항의 주요 관광지를 대상으로 한 정기 코스를 비롯해 역사문화유적'체험관광으로 이뤄진 테마 코스, 새로운 관광지를 소개하는 내고장 바로알기 코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우선 매주 토'일요일 오전 9시 30분 KTX 포항역에서 출발하는 정기 코스는 총 7시간짜리 투어로 ▷포항운하 ▷죽도시장 ▷호미곶 ▷내연산 ▷보경사 등 포항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돌아보는 여행이다.

수시 운영되는 테마 코스는 포항환경학교, 덕동문화마을, 전통문화체험관, 새마을운동기념관, 포항운하 등을 둘러본다. 특히 경주시와 관광 분야 협력 차원에서 양동마을도 포함시켰다.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되는 야간투어는 영일대해수욕장에서 바다와 어우러진 포항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고, 영일대 누각, 환호공원 전망대, 포항운하 크루즈 탑승 등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철강도시서 관광도시로…여행상품 봇물

◆포항 일대 대변신 시작됐다

경북도는 포항 KTX 개통에 맞춰 포항 영일만항에 국제여객(크루즈)부두를 만들 계획이다. 내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543억원의 국비를 들여 국제여객부두 1선석 규모의 크루즈 부두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포항 영일만항에 국제여객선(크루즈)이 들어올 경우 포항은 그동안 철강도시의 면모에서 국제적인 관광 도시라는 이미지를 하나 더 추가하게 될 전망이다. 다양한 먹을거리와 볼거리를 내세워 그동안 서해안과 제주 등의 남해안 권역이 독차지했던 우리나라 해안 관광 명소의 축을 동쪽으로 끌고 오겠다는 게 경북도의 전략이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지난 2011년 일본 교토(마이즈루항)와 포항(영일만항)을 잇는 주 5회 정기항로 개설을 추진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또 이듬해 7월엔 이 항로에 크루즈선을 띄우는 등 시범 운항을 마쳤다. 지난해까지 총 5번 크루즈선이 포항에 입항하는 등 모든 준비를 거쳤다.

경북도 임성희 동해안발전정책과장은 "최근 환동해권 크루즈 및 국제 페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영일만항에 전용부두 확보가 절실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앞으로 포항과 일본, 러시아를 잇는 국제 크루즈 항로 개설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임 과장은 "포항'울릉도'독도~속초~부산을 잇는 연안 크루즈 항로도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포항은 울릉도와 독도라는 천혜의 해양관광자원과 경주, 안동의 내륙관광자원을 연계하는 해양'내륙관광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는 특히 포항 KTX와 연계한 관광상품으로 등대를 꼽고, 다양한 등대 관광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등대에 다양한 스토리를 입혀 관광객들에게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동해안 등대체험축제, 스토리가 있는 등대 프로그램 운영, 에듀테인먼트 등대 프로그램 운영, 해파랑길(동해안 탐방로) 연계 등대 체험 프로그램 운영, 동해안 등대 테마'인문기행 열차상품 등의 관광상품을 개발해 손님맞이에 나서고 있다.

◇포항 인근 동해안 전체가 '동반성장' 들썩

◆경북 항구들도 관광 명소화

포항 인근의 동해안 항구들도 잇따라 연안항, 마리나항으로의 변신을 통해 관광 명소로의 도약이라는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다.

경북도는 최근 총사업비 2천880억원의 국비가 투입되는 '영덕 신강구항 1단계 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했다. 우선 1단계로 485억원이 투입되는 어선부두항만 건설을 위한 사업타당성 연구용역으로, 경제성이 좋다는 결과가 나오면 2단계 여객부두, 3단계 화물부두 건설 등으로 기본계획을 변경해 해양수산부에 추진을 요청할 방침이다.

경주 감포항도 연안항으로의 변신을 위해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지난해 '감포항의 연안항 지정을 위한 입지선정 및 타당성 용역' 결과가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나오면서 도는 지난 16일 해수부에 연안항 지정을 정식 요청했다. 도 관계자는 "시행령을 개정할 경우 국가 어항인 감포항을 지방연안항으로 지정할 수 있어, 정부에 요청 공문을 보냈다"면서 "경주 관광객 2천만 명 시대에 부응, 동해 크루즈 투어 중심항으로 감포항이 지정되면 해양관광 부문의 새로운 수요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울진 후포항은 거점형 마리나항만 개발에 이미 착수해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가 2013년 전국 6개 거점형 마리나항의 하나로 후포항을 선정, 총사업비 445억원을 투입해 방파제 등 기반시설 조성이 한창이다.

경북도는 경북 동해안에 요트, 보트 등 레저 선박이 드나들 수 있는 마리나항만이 조성되면 이와 관련한 레저용 선박 산업 및 수리시설, 선박 부품 등 관련 산업과 동반 성장이 가능해져 동해안권 해양레저산업 및 해양관광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옆 동네인 울진 죽변항은 노후화된 시설을 현대화한다는 목표로, 2019년까지 541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다목적 국가 어항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름도 신정동진항으로 바뀔 이곳에는 물양장, 친수공간, 다목적광장, 수산물종합처리시설, 해양레저시설 등의 다양한 다목적 시설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경북도 이상욱 동해안발전본부장은 "포항 KTX 개통 등 철도 기반이 완료된 상태에서 항만 정비만 이뤄지면 경북 동해안은 북방 관광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 그동안 서해안과 제주, 남해안 중심이었던 해양관광 축이 동해안으로 이동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해양 신사업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경인과 부산 중심에서 경북 동해안이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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