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영어교육과는 이달 26일 학과 연례행사로 '티쳐 샤워'(Teacher shower)를 진행했다. 올해 갓 교사가 된 졸업생들이 후배들을 만나러 모교를 찾았다. 교사의 꿈을 키우고 있는 100여 명의 후배들은 먼저 교사의 꿈을 이룬 선배들로부터 조언도 듣고, 고민상담도 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두 시간 남짓했던 행사가 끝나고, 한 졸업생이 영어교육과 이준영 학과장을 찾아왔다. 지난 2월 졸업한 뒤 3월부터 와룡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김성혜(23'사진) 교사는 이 학과장에게 쑥스럽게 봉투를 건넸다. 봉투 안에는 김 선생이 교사로서 처음으로 받은 월급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김 교사는 "영남대 덕분에 학비 걱정 없이 학업에 열중할 수 있었고, 교수님들의 충실한 전공수업과 임용시험에 합격한 선배들의 조언 덕분에 임용시험에도 한 번에 합격할 수 있었다"며 "이렇게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어서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또 이준영 학과장이 "원래 첫 월급은 부모님 내복 사드려야 하는 건데, 이렇게 발전기금으로 전액 내놔도 되느냐"고 묻자 "부모님께서 먼저 제안하셨다"고 답했다.
김 교사는 대학 입학금과 4년간 수업료 전액, 학기당 120만원의 교재비와 해외 단기어학연수 비용까지 학교로부터 지원받은 천마특별장학생이었다. 1년 먼저 같은 과에 입학한 오빠 김희일(26) 씨 역시 천마특별장학생이었다.
오누이는 해외자매대학 교환학생으로 파견되는 혜택도 연이어 누렸다. 2012년 8월에는 동생이 미국 올드도미니언대학으로, 2013년 2월에는 오빠가 핀란드 로레아대학으로 각각 파견돼 1년 동안 유학을 했다. 학비는 전액 영남대로부터 지원받았다.
김 교사는 "부모님은 항상 '영남대학교에 빚을 진 기분'이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임용시험에 합격하자 첫 월급을 영남대에 돌려주는 것이 어떠냐고 먼저 제안하셨다"고 했다.
새내기 교사로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김 선생은 현재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 "아직 경험도 많이 없는데 담임까지 맡아서 힘든 점도 있지만, 중학교 때부터 꿈꿨던 선생님이 됐으니 감사하게 생각하며 기쁘게 생활하고 있다. 그동안 큰 가르침을 주셨던 여러 선생님을 떠올리며 나도 학생들에게 기억되는 교사가 되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고 활짝 웃었다.
이상준 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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