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낙동강 사업, 준설·예인선 3년째 방치

고령 8대·칠곡 5대·구미 4대 골재 채취 장비 그대로 남아 수질 환경오염 주범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끝난 지 3년이 넘었지만 성주군 선남면 낙동강에는 대형 준설선과 예인선들이 방치돼 수질 및 환경오염을 시키고 있다. 현재 낙동강에는 40대의 준설선이 남아있다. 전병용 기자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끝난 지 3년이 넘었지만 성주군 선남면 낙동강에는 대형 준설선과 예인선들이 방치돼 수질 및 환경오염을 시키고 있다. 현재 낙동강에는 40대의 준설선이 남아있다. 전병용 기자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끝난 지 3년이 넘었지만 준설선과 예인선 등 각종 골재 채취 장비 수십여 대가 강 주변에 그대로 방치돼 있다. 수질'환경오염에 대한 걱정이 크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현재 낙동강 수계 전체 준설선은 아직까지 40대가 남아있다. 고령 구간에 8대, 칠곡 5대, 구미 4대, 성주 2대 등 대구경북에 21대(나머지 19대는 부산경남지역)의 준설선이 있다.

낙동강에 있는 준설선 40대 가운데 정부지원을 받아 폐업을 신청한 구조조정 대상 준설선은 18대뿐이며, 나머지 22대는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돼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당분간 낙동강에서 골재 채취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는 방침으로, 사용할 수 없는 장비들은 폐품으로 처리하거나 다른 장소로 이동해야 하지만 철거되지 않고 있다.

현재 성주군 선남면 선원리 신천과 낙동강 합류지점에는 대형 준설선과 예인선 등이 가동을 멈춘 지 3년이 넘었지만 방치된 상태다. 준설선에는 하천점용허가 현황판(비상연락망 표기)을 전면 및 측면에 설치하고, 수질오염 사고 예방을 위해 오일펜스를 선체에서 1m 간격을 유지하고 선박 전체를 휘감아 설치해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방치된 골재채취 장비들은 수질 및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선박 안에 비상 유류가 수백ℓ 넘게 남아있고, 엔진 윤활유 등 각종 기름도 그대로 들어 있어 선박이 침몰하면 대형 수질오염 사고의 위험이 크다. 또 골재선별기 같은 장비들은 부식이 심화되면서 녹가루 등 오염물질이 낙동강에 그대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2년 9월 태풍 산바 때는 낙동강 일대에서 준설선 6대가 침몰됐으며, 2013년 2월 구미와 달성군에서 준설선의 기름이 유출돼 낙동강이 오염되는 등 2011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준설선이 침몰되거나 기름이 유출되는 크고 작은 사고가 9차례나 발생했다.

골재 채취 선박과 각종 장비가 치워지지 않는 이유는 보상 문제가 답보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장비들은 낙동강 살리기 사업 이전부터 각 시군에서 위탁받아 골재 채취 업체가 운영하던 장비들이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 당시에는 강바닥 준설을 위해 사용됐지만 사업 종료와 함께 골재 채취가 중단되면서 골재 채취 업체들이 영업 손실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선박 감축에 따른 실비 보상을 요구하는 업체 측에 비해 부산국토관리청은 고철 가격 수준을 제시하는 등 입장 차가 커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전국장은 "낙동강 구간에 방치된 골재 채취선들은 기름유출 및 침몰사고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면서 "즉각 철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부산국토관리청 관계자는 "구조조정 대상 준설선들은 조달청에서 낙동강 반출 조건으로 매각을 했지만 일부 매입자가 계약 조건을 이행하지 않고 있어 사법기관에 고발할 계획"이라면서 "구조조정 비대상 준설선들은 강제반출이 곤란해 지자체와 협의해 안전관리를 하고 있으며, 선주들에게 철수를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주 전병용 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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