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UNESCO) 발표에 의하면 외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전 세계 유학생 수가 2012년 400만9천300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 규모를 생각할 때 유학 비용은 천문학적 액수일 것이다.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 세계 각국은 유학생 유치를 국익 창출의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한 지 오래다. 캐나다의 경우 세계 각국에서 온 유학생으로부터 연평균 80억달러에 이르는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 정부도 2004년 '외국인 유학생 유치확대 종합방안'(Study Korea Project), 2010년 '글로벌 교육 서비스 활성화 방안' 등을 내놓으며 유학생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2012년도에는 우리나라 유학생 수가 약 9만 명에 이르러 아시아에서 중국, 일본 다음으로 유학생이 많은 유학생 유치 대국이 된 듯 보인다.
유학생 유치는 국가 비즈니스적으로나 글로벌 교류 활성화를 통한 국가 브랜드 제고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저출산 고령화로 학령 인구가 급감하고 그에 따른 교육시설의 과잉 등 사회적 문제 해결과, 국내 대학의 수준 향상과 더불어 국가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도 유학생 유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과제이고, 국가적으로나 학교 등 이해 관계자들에게는 매우 절실하고 현실적인 대안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외국인 유학생이 2011년 8만9천여 명을 정점으로 2012년부터는 오히려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한다. 일부 유학생들의 학업과 생활 부적응으로 인한 일탈, 학내에서의 배타적 교육 문화 등으로 인한 반한 감정 문제, 유학제도가 불법취업의 편법으로 이용되는 사례 등 양적 확대 위주의 유학생 유치의 부작용이 심각해 보인다.
유학생의 유치나 유지 관리의 실패는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그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외국 유학생들은 자국의 입장에서 보면 장차 그 나라를 이끌어 갈 핵심적인 인재이고,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친한(親韓) 또는 지한(知韓)인사로서 장차 국익을 위하여 놓칠 수 없는 정말 중요한 자원이며 더구나 자발적으로 우리나라를 찾아온 인사이고 또 유학생활 기간이 감수성이 예민한 청춘 시기임을 감안하면, 그 유학생의 이탈은 더더욱 심각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에 정부는 2011년부터 '우수 외국인 유치관리 선진화 방안'을 수립하여 매년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 인증제 평가를 통해 유학생 질 관리에 나서고 있으며, 유학생 불법 체류율의 감소 등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시작이 반이다. 지속적인 평가를 통해 유학생 관리의 모범적인 기준을 제시하기를 바란다.
여기에서 필자는 이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설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우리 시민들은 정부나 기관들이 하지 못하는 많은 일들, 특히 유학생들이 우리나라나 우리 지역에 대해 따뜻한 경험을 간직할 수 있도록 감동 있는 유학생활을 하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동성로를 나가보면 대구도 더 이상 닫힌 도시가 아님을 실감한다. 이미 세계인의 열린 공간인 것이다. 유학생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 이주여성 등은 이미 열린사회(open society) 대구에서 공존과 인간행복을 함께 추구해야 할 우리의 사회적 파트너가 되어 있다. 더 이상 손님이나 구경꾼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할 공동체 구성원이 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 시민들이 외국인 유학생들과 어떻게 삶을 공유하며, 그 과정에서 시민들에게는 공존의 소중함을, 유학생들에게는 행복한 유학생활을 함께 경험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관해서는 앞으로 의견을 더 모으고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먼저 이 자리를 빌려 이러한 뜻을 함께할 대구인들을 모으고, 나아가 그들과 함께할 공간까지도 만들어 볼 것을 제안한다.
권오상(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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