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Sanha)'헤나(Hena)'지민(Jimin)'.
지역 출신의 걸그룹이 떴다. 3인조 여성 걸그룹 '써스포'(SUS4). 대경대 실용음악과 재학생들이다. 1990대 가수들의 복고열풍을 몰고 온 '토토가'의 가수 소찬휘(대경대 전임교수)가 보컬트레이닝을 맡고, 버클리 음대 출신의 실력파 유정우 TK엔터테인먼트 대표(대경대 실용음악학과장)은 아예 서울 홍대 인근에 기획사를 차리고, 전국을 무대로 한 본격적인 걸그룹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이미 싹은 틔웠다. 댄스곡 '흔들어'(작사'작곡 강남사운드, 편곡 똘아이박, 피트(Feat) 마부스)란 곡으로 다음 달 지상파 3사의 음악 프로 데뷔무대를 준비 중이고, 벌써 군부대에서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달 28일 '비스트'(BEAST) 콘서트를 시작으로, 'B1A4'(4월 4일), '신화'(5월 23일) 등 스타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에 객원 아이돌로 참여해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대구 출생 2명, 창원 출생 1명
'지역을 발판으로 전국 무대 그리고 세계로' 대구가 지향하는 모토를 실천하고 있는 걸그룹이 떴다. 순수 지역 출신들이 뭉쳐서 전국 그리고 세계무대로 나아가려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대구 출신 아이돌 멤버들은 몇몇 있었다. '2PM'의 김준수(Jun. K), '샤이니'의 키(Key), '슈프림팀' 이센스(E-Sens) 등. 하지만 이들은 그저 대구 출신이라는 한 줄 정도만 알려질 뿐 대구를 널리 홍보할 만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번에 데뷔한 '써스포'는 '순수 대구산'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대구산(産) 걸그룹'이라는 태그를 붙인 건 최초다. 멤버 3명 중 2명이 대구에서 태어났다. 신명고를 나온 '헤나', 경북여고를 졸업한 '지민'. 이 둘은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들이다. '헤나'는 고교 때부터 벨리댄스 등으로 이름을 떨친 발군의 댄서이며, '지민'은 부모님이 남구청 공무원 부부이다. 대구 스토리텔링이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산하'는 경남 창원 출생이지만 스튜어디스를 준비하다 진로를 바꿔, 가수가 되고자 대경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해 '써스포'의 멤버로 합류했다.
TK엔터테인먼트 유정우 대표는 "순수 지역 출신 아이돌을 기획해, 스타 아이돌 가수로 키우고자 수년간 준비를 했다"며 "이미 군부대뿐 아니라 중국시장에서도 좋은 반응(한성화장품 모델, 중국 포털사이트 '코리아 디엠씨' 메인 모델 등)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싱어송라이터로 무장한 실력파
'써스포' 멤버 3명 모두 작사, 작곡, 연주가 가능한 싱어송라이터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아직은 내공이 부족하지만 3명 모두 각자 자신만의 음악 스타일이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멤버들 간 호흡도 좋다. 특히 3명 모두 쭉쭉 빵빵 몸매에다 키가 168~169㎝로 비슷해 군무를 출 때, 앞뒤 좌우 동작에 일체감과 함께 섹시미를 더해준다.
'써스포'는 스타 아이돌로 성장할 가능성을 이미 보여주고 있다. 대경대에서도 스타 마케팅에 나서며, 적극 투자에 나서고 있다. 멤버 3명은 밝고 적극적인 성격에다 다양한 재주도 갖고 있어 예능 프로 등 방송에서도 뜰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군부대에서는 이미 톱스타급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전방부대인 전진부대, 열쇠부대, 백마부대 등 30여 개의 부대에서 위문공연을 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중국 유쿠(검색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들 멤버는 "군부대에 가면 너무 열광적인 호응을 받기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이제 일반무대에서도 군부대만큼의 인기를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 힘들어요" 걸그룹의 애환
걸그룹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짜인 스케줄과 단체 숙소생활로 인한 애환과 에피소드가 많았다. 이들 셋은 다이어트 때문에 하루 세 끼가 닭가슴살과 샐러드로만 식단이 구성돼 있다. 그래서 가끔 일탈을 일삼는다. 하루는 야간 연습을 끝내고 출출해서, 셋이 인근 편의점으로 전력 질주해 달려가 익지도 않은 라면을 2, 3분 만에 후딱 먹어치우고 돌아온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지민은 "너무 뜨거워 입천장이 다 까졌는데, 그래도 너무 맛있었다"고 털어놨다. 하루에 잠을 서너 시간밖에 자지 못하다 보니, '쪽잠'에 관한 에피스도도 많았다. 연습실에서 춤 연습을 하다, 잠시 아무도 없을 때는 의자에 않거나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5∼10분 꿀잠을 잔다고 했다.
이들 셋은 개인사에 관한 아픔도 살짝 내비쳤다. '산하'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와 떨어져 살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컸다. "꼭 성공해서 아버지 양복, 구두 등을 명품으로 사주고 싶다." '헤나'는 부모가 연예인이 되는 것을 반대해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엄마'아빠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요.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어요. 엄마~~, 정말 잘할게요."(이날 인터뷰에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동안미녀'인 헤나의 어머니도 함께했다.) '지민'은 외할머니 이야기를 하면서 펑펑 울었다. "전 외할머니가 많이 돌봐줬어요. TV에 자주 나와서 외할머니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요. 부모님은 제가 가수가 되는 것을 많이 반대했는데, 이젠 절 응원해줍니다."(눈물이 자꾸 흘렀지만 이내 밝은 미소로 바뀌었다.)
권성훈 기자 cdrom@msnet.co.kr
※ 용어설명
'써스포'(SUS4)=긴장된 울림을 만들어주는 음악코드 'SUS4'처럼 기대되는 그룹이라는 의미와 함께, 'So You Special'(팬들에게) 이라는 뜻도 담고 있다. 원래 음악코드 'SUS4'는 Suspense(긴장되는)를 줄인 단어로 3화음 메이저와 마이너의 성격을 좌우하는 3도 음을 반음 올리거나 한음 내려 이루어진 코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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