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사는 'ㅎㅎ' 콜 업체 'ㅜㅜ'…정식 서비스 시작한 카카오택시

기사 "손님 괜찮은 편"…콜 업체 "영세한 곳 폐업"…택시회사 "새 수익모델 기대"

택시기사와 승객을 모바일로 연결하는 카카오택시가 서비스를 시작한 1일 한 승객이
택시기사와 승객을 모바일로 연결하는 카카오택시가 서비스를 시작한 1일 한 승객이 '카카오택시 앱'을 통해 택시를 호출하는 모습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왼쪽은 승객, 오른쪽은 기사의 스마트폰. 이채근 기자 mincho@msnet.co.kr

'택시 호출업에 뛰어든 카카오'

택시와 이용자를 스마트폰 앱으로 실시간 연결하는 '카카오택시 앱'이 지난달 31일부터 정식 서비스에 들어갔다.

고객은 손쉽게 택시를 호출할 수 있고 택시기사는 비용 부담없이 손님을 확보할 수 있지만 택시 콜 센터 사업자들은 영업 피해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1일 오후 3시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안지랑역 인근 길가. 기자는 스마트폰에 미리 설치해둔 '카카오택시 앱'을 열었다. 목적지에 '매일신문사'를 입력하고 호출버튼을 눌렀다. '호출 중'이라는 메시지가 뜬 지 10여 초쯤 흘렀다. 예약완료 화면에는 호출을 받은 택시기사의 사진과 이름, 차량정보 등이 표시됐다.

곧이어 택시기사로부터 전화가 왔고, 호출 여부를 확인했다. 택시를 기다리는 5분 동안 지도에는 택시 동선이 실시간으로 그려졌다. 앱 지도에 택시가 도착한 걸 확인하고 나자 호출 택시가 나타났다.

기자가 이용한 택시 운전자 박경환(55) 씨는 이날 벌써 2번째 카카오택시 손님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콜택시를 10년째 운행하고 있는 박 씨는 "이걸로 콜이 들어올까 반신반의했는데 하루 2명이면 괜찮은 편"이라며 "손님의 위치를 바로 알 수 있어 편하고, 손님도 택시위치나 차량정보를 미리 알 수 있어 좋아한다"고 했다.

'카카오택시'에 대한 택시기사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기존 콜업체들이 택시기사들로부터 기본금과 함께 콜비(호출을 받을 경우 내는 비용)를 받지만 카카오택시는 현재 가입비는 물론 월회비나 콜비 모두 무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IT 공룡인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통해 콜택시 시장을 집어삼키면 영세업체들은 발 디딜 곳이 없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대구에서 20대 이상 가입 택시를 보유하고 있는 콜센터 사업자는 15곳 정도다. 이들은 택시기사들로부터 3만~4만원의 월 기본금과 함께 건당 콜비 300원가량을 받는 방식으로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한 콜센터업체 관계자는 "카카오택시 서비스 시작 이틀밖에 되지 않아 아직은 큰 영향은 없지만 앞으로 승객이 줄어들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택시업체들도 카카오택시 서비스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법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카카오 서비스 가입택시가 많아지면 광고 등을 통해 다양한 수익모델이 나올 수 있다. 다음카카오와 택시업계가 업무협약을 체결했지만 수익 배분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가 없는 상태"라고 했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카카오택시=기존 전화통화를 통한 콜택시와 달리 스마트폰 앱을 통해 택시기사와 승객을 연결해주는 모바일 콜택시 서비스로 다음카카오에서 지난달 31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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