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식 외엔 답 없다? '활동계좌' 사상최대

초저금리 시대 재테크 "증시로" 실제 거래계좌 2천50만개 돌파

대구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성수(가명'44) 씨는 최근 주식 관련 책을 사고, 스마트폰에 주식 앱도 깔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을 접었지만 다시 주식에 손을 댈 생각이다. 투자금 마련을 위해 금리가 1.8%에 불과한 은행의 정기예금도 해약했다. 김 씨는 "금리가 형편없이 떨어지다 보니 은행에 돈을 넣어놔서는 물가인상률을 감안할 때 오히려 손해를 보는 셈이다. 부동산 투자도 생각해 봤지만 도무지 자금 여력이 안 돼 앞으로 주식으로 재테크를 할 생각"이라고 했다.

1%대 초저금리에 항복한 개인투자자(개미)들이 주식시장에 노크하고 있다. 기존 주식계좌에서 거래를 재개하는 투자자와 신규 계좌를 개설하는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는 추세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수는 2천50만 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고 6개월 동안 한 차례 이상 거래한 증권계좌로 실제 주식 매매를 하는 계좌다.

주식거래 활동계좌수는 2012년 5월 처음 2천만 개를 넘어선 뒤 잠시 감소하다 2014년 11월 말 2천만 개를 다시 회복했으며, 올해 초까지 비슷한 수준에 머물다가 기준금리 인하 이후 꾸준히 증가해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1%대 시중금리에 직면한 투자자들이 투자금 일부를 주식으로 돌리면서 활동계좌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증시 대기자금을 뜻하는 투자자 예탁금도 18조원대로 껑충 올라섰다.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월 3일 18조317억원을 나타내며 17개월 만에 18조원대를 반짝 회복한 뒤 다시 16조원대로 밀렸다. 그러다 3월에 다시 17조원대로 올라섰고 지난달 26일부터 3거래일 연속 18조원대를 유지하며 '주식의 시대'를 예고했다.

증권사들도 주식시장을 찾는 개미들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0년대 초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중개)의 강자였던 대신증권은 '응답하라 대신고객' 이벤트를 통해 휴면계좌에서 거래를 재개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삼성증권은 신규 및 휴면고객을 대상으로 모바일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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