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썰렁 도청신도시, 오피스텔만 빽빽

업무용지에 1천200여 실 공급, 공공기관 입주 나홀로족 겨냥

안동'예천에 조성 중인 경상북도 도청신도시에 오피스텔이 잇따라 건축되면서 공급 과잉에 따른 임대 수익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년 말쯤 완공될 오피스텔은 도청과 교육청, 경찰청 등 공공기관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이전하면서 입주할 '나홀로족'들을 겨냥하고 있다.

지금까지 신도시 업무용지에는 6곳의 오피스텔이 분양을 끝냈거나 분양 중이다. 모두 1천278실이며 1곳을 제외한 5곳은 도청 앞 업무용지에 몰려 있다. 분양가가 2억원 이상인 아파트(30평대)와 달리 오피스텔은 분양 금액이 1억원 안팎으로 적은데다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계약 이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도청 이전에 따른 인구 유입 전망과 신도시 내 아파트 건립 상황 등 시장 여건을 감안해 볼 때 1천200여 실이나 되는 오피스텔 공급은 과잉이라는 지적이다. 현재까지 신도시에 들어서거나 계획된 아파트는 모두 6곳으로 올 연말을 시작으로 오는 2017년 6월까지 5천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도청'도교육청'경북경찰청 등 이전을 추진 중인 관공서나 유관기관 직원 수가 총 4천여 명인 점을 감안하면 오피스텔을 빼고서도 신도시 주택 공급이 실수요자 수를 넘어선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예천군이 신도시로 이전 예정인 기관'단체 임직원 561명을 대상으로 '도청신도시 이주 의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8.7%가 이주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고 40.3%가 미정이며, 41%가 이주 의향이 없는 것으로 응답했다.

이 때문에 부동산업계에서는 공급 과잉과 그에 따른 '묻지 마'식 투자자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도청 이전으로 초기에는 오피스텔 단기 수요가 많을 수 있지만 수년 뒤 신도시의 정주 여건이 좋아지면 오피스텔보다는 아파트 쪽으로 수요자들이 몰릴 것"이라며 "임대 수익률을 노린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스럽다"고 했다.

오피스텔 과잉 공급 우려가 나오자 일부 오피스텔 사업자들은 '입주 후 6개월 동안 월 임대료 35만원씩 총 210만원을 보장해 주겠다'는 분양 옵션을 내걸기도 했다.

오피스텔 한 관계자는 "도청과 교육청, 경찰청 등 주요 행정기관을 제외하고는 신도시로 이전할 기관단체가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피스텔이 지나치게 공급되는 것 같다"며 "경북도나 해당 시군에서 전반적인 실태를 파악해 행정적으로 오피스텔 수를 조절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오피스텔이 과잉 공급이라고 판단하기는 힘들며 행정적으로 조절할 방법도 없다"며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이 과장 홍보에 현혹되지 말고 주변 여건, 위치, 향후 전망 등을 고려해 분양받는 데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안동 예천 권오석 기자 stone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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