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울릉 항로를 오가는 우리누리1호가 취항 1개월여 만에 운항시각을 변경(본지 2014년 12월 4일 자 8면, 2015년 1월 5일 자 8면)한 것과 관련,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우리누리1호(534t'정원 449명)를 운항하는 태성해운은 지난해 10월 1일 포항~울릉 노선에 취항했고, 취항 한 달여 만인 11월 20일 운항시간대 변경 인가를 받았다. 당초 계절과 관계없이 '오전 10시 울릉 출항, 오후 3시 30분 포항 출항'으로 정해졌던 여객선 사업면허가 성수기인 3월부터 11월까지 '오전 10시 50분 포항 출항, 오후 3시 40분 울릉 출항'으로 바뀐 것이다.
울릉경찰서는 당시 태성해운이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 제출한 서류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업계획 변경인가 신청서에 첨부했던 울릉군 주민 동의서가 허위로 작성됐는지 여부가 수사의 핵심이다.
동의서 첫 장에 어민대표로 이름이 오른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서명이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한 관계자는 "수사 초기라 대리'위조 서명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향후 해운법 위반이나 사문서 위조 등 혐의 적용 여부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우리누리1호의 운항시각 변경처럼 기항지와 종착지가 바뀌는 것은 단순한 시간변경이라기보다는 새로운 면허발급에 가깝다는 게 해운업계의 일반적 견해다. 울릉군도 포항해수청과의 사전 협의 당시 "주민 편의를 위해 당초 인가대로 운항해 달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포항해수청은 울릉군 의견은 무시한 채 다음 날 바로 태성해운의 손을 들어줬다. 올 초엔 이 과정에 여권 고위급 인사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우리누리1호가 취항하기 전 울릉도 주민은 오전에 출항하는 배가 없어 큰 불편을 겪었다. 포항'대구 등지의 병원에 가려면 오후에 배를 타고 나올 경우, 오후 7시가 돼야 포항에 도착해 하루를 자고 다음 날 진료를 받은 뒤 울릉도로 돌아가야 하지만 오후엔 포항에서 배편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또다시 하루를 육지에서 묵어야 했다.
우리누리1호 취항 이후, 육지에 나가 간단한 볼일을 보는데도 2박 3일이 걸렸던 불편이 짧게는 하루로 줄어 울릉군 주민들은 취항을 반겼다. 태성해운은 2013년 이 노선의 조건부 면허를 받을 당시 오전 울릉 출발로 주민의 편의를 돕겠다며 약 3천 명의 주민 서명을 받은 바 있다.
포항 김대호 기자 dhkim@msnet.co.kr
울릉 김도훈 기자 h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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