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이후 '롤링 타바코'(Rolling Tobacco'말아 피우는 담배)가 '상종가'를 치고 있다. 일반 담배보다 2천원 정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롤링 타바코는 연초(담뱃잎), 종이, 필터 등을 사 직접 만들어 피우는 일종의 '수제 담배'로 국민건강증진법상에는 '각련'(刻煙)으로 표기된다. 우리나라에서는 1950~70년대 '봉초(封草) 담배'라 불리며 일반 담배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됐다. 하지만 1970년대 옛 전매청이 수지가 맞지 않아 생산을 멈췄고 현재는 수입제품만 유통되고 있다.
그동안 외국 드라마나 영화 등에 등장해 일부 20, 30대 젊은 층이 멋스럽게 피우기 위해 롤링 타바코를 찾았다. 하지만 올해 담뱃값이 인상된 후 세대를 뛰어넘어 찾는 사람들이 빠르게 느는 것이다.
롤링 타바코 취급점도 하나둘 늘고 있다. 대구에는 원래 한 곳뿐이었지만 담뱃값 인상 소식이 전해진 지난해 6월 이후 2곳이 추가로 문을 열었다. 수성구의 한 취급점 업주는 "올해 들어 손님이 이전보다 2, 3배는 늘어 장사하느라 정신이 없을 때가 많다. 연초에 따라 맛과 향이 다양하고 필터도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어서 마니아층도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인기는 무엇보다 일반 담배보다 저렴한 가격에 있다. 제조하는 방법이나 연초에 따라 롤링 타바코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대체로 담배 한 갑(25개비)당 1천500~2천원 저렴하다. 1만원어치 연초가루 40g으로 80~100개비의 담배를 만들면 2천200원 정도이고 종이와 필터값,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롤링기계를 계산하더라도 3천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직장인 이용민(34) 씨는 "하루에 한 갑 정도 담배를 피우다 지난해 말부터 롤링 타바코를 피우고 있는데 일반 담배를 피우는 것과 비교하면 한 달에 5만원 정도 아끼는 셈이다. 담뱃값 인상 전과 지출이 비슷하다"고 했다.
하지만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일부 청소년들이 해외직구를 통해 롤링 타바코를 손쉽게 사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전자상거래를 통해서는 종이, 필터 등은 판매 가능하지만 연초는 구입할 수 없다. 하지만 부모의 신용카드 등으로 해외 사이트에서 연초를 구입할 수 있다. 실제로 한 포털사이트 질문 게시판에는 청소년이 연초를 사는 법을 묻는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달서구보건소 관계자는 "말아 피우는 담배가 건강에 더 나쁘지는 않지만 합법적으로 수입되는 연초가 아니면 성분을 제대로 알기 어려워 위험성이 크다. 더욱이 청소년이 해외직구를 통해 아무런 제재 없이 구입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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