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 사회/ 가타다 다마미 지음/ 오근영 옮김/ 이마 펴냄
책 부제는 '성장을 거부하는 사람들'이다. 이제 '철부지'는 유년기의 철없던 한때만 가리키지 않는다. 어른이 되지 못한, 또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어른들의 오늘도 포함한다.
일본에는 '폭주 노인'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욕망을 절제하지 못하고 난동을 부리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노인들을 일컫는다. 의료기술 발달 및 수명 연장으로 젊은이 못지않은 체력과 능력을 보이는 노인이 많아졌다. 그런데 노인들이 맡을 수 있는 사회적 역할은 한정돼 있고, 그 대가도 빈약하다.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만능감과 현실에서 주어지는 역할 사이의 간극, 여기서 만들어지는 욕구 불만이 '폭주'라고 수식할 수 있을 정도의 거친 행동을 만든다는 것. 요즘 국내 뉴스에도 종종 등장하는 철부지 노인들의 생성 원리다.
이 밖에도 책에서는 자신보다 사회적으로 약한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갑질을 부리는 '진상 고객', 집 안에 틀어박혀 인터넷 세계로 도피하는 '은둔형 외톨이', 극성스럽게 입시교육을 시키고 아이를 과잉보호하는 '헬리콥터 부모' 또는 '괴물 부모' 등을 전부 철부지라 지칭한다. 모두 요즘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 병폐 및 세대 갈등 속 주요 인물들이다. 명백한 개인의 문제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회가 마냥 책임져 줄 문제도 아닌 성장 거부 세태에 대해 책은 다양한 임상 사례를 제시하며 '결국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고 분석한다.
저자는 일본인 정신과 전문의다. 마음의 병에 대해, 또 사람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왔다. 앞서 이번 책과 비슷한 맥락에서 '이런 자식이 부모를 살해한다' '끊으려야 끊지 못하는 의존증의 시대' '무차별 살인의 정신 분석' 등을 펴냈다. 237쪽, 1만3천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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