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이 쇼이치는 28년간을 감옥에서 살았다. 그가 산 감옥은 벽돌로 둘러치고 전깃줄을 감아놓은 그런 곳이 아니었다. 2차 세계대전 말, 괌의 밀림 속에 숨어 있다가 전쟁이 끝난 줄도 모른 채 산속에서 살았던 일본군 병사 이야기이다. 나중에 미군 비행기가 떨어뜨린 삐라를 읽고 전쟁이 끝난 것을 알았지만 붙잡혀 죄수가 되는 것이 두려워 계속 동굴 속에 머물렀다. 그는 누가 만들어 놓지도 않은, 자신 스스로 만든 두려움의 감옥에 갇혀 삶을 보낸 것이다.
이처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지금도 수천, 수억의 죄수들의 마음에 가득 들어차 있다. 그런데 그 감옥에는 담벼락이나 경비병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죄수 자신은 볼 수 있다. 그들은 자기 침상에 앉아 운명을 한탄한다.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을 당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죽게 될 것이다. 죽음의 쇠사슬이 얼마나 그들을 구속하는지 모른다. 벗어나려고 아무리 애써도 불가능하다. 그것을 들고 도망하려고 해도 너무 무겁다. 무시하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현실로 끌어당긴다.
2천 년 전 예수께서는 친구인 나사로의 무덤 앞으로 가셨다. 동굴은 커다란 돌로 막혀 있었고,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처럼 거미줄이 처져 있었다. 그때 그 무덤가에서 예수께서는 슬피 우셨다. 죽어 동굴에 묻혀 있는 나사로 때문이 아니라 두려움의 동굴에 갇혀 있는 사람들 때문에 우셨다. 살아 있으나 실상은 죽은 자들을 위해 우셨다.
예수께서 무덤 앞에서 외쳤다. "나사로야 나오너라!" 단 한 번의 외침이었다. 그때 죽은 지 나흘이나 되어 썩은 냄새가 나던 나사로는 동굴 속에서 그 음성을 들었다. 붕대 밑에 감겨 있던 그의 눈이 떠지고, 천으로 감싼 손이 올라갔다. 무릎이 들리고 발이 땅을 디디면서 수의를 동인 채로 무덤 밖으로 걸어 나온 것이다.
브라질의 밀림 속, 큰 강 근처에 한 인디오 부족이 살고 있었다. 선교사가 당도했을 때는 전염병이 온 마을을 초토화하고 있었다.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강 건너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에게는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 왜냐하면 그 강에는 악령이 살고 있다고 믿었기에 강물에 들어가는 것이 곧 죽음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선교사는 자신이 강을 건너왔지만 아무런 해를 입지 않았다는 것을 설명해도 도무지 믿지 않았다. 결국 그는 자신이 물속으로 뛰어들어 물밑으로 헤엄을 쳐서 강 반대편에 모습을 드러냈다. 강물의 능력이 거짓임을 입증한 그는 주먹을 쥐고 허공에 펀치를 날렸다. 그때야 인디오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앞다투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예수께서는 사람들이 싸구려 능력을 두려워하며 종노릇 하는 것을 보셨다. 죽음의 강물은 결코 두려워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그러기에 죽은 한 소년을 만져 다시 소생시키셨고, 또한 한 소녀의 몸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미심쩍어했다. 얼마나 깊은 영적인 무지인가? 그러자 이번에는 죽은 지 나흘이나 되는 사람을 불러냈던 것이다. 이것으로 충분했던가? 결코 그렇지 않았다. 죽음이 정복되었다는 것을 사람들이 믿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직접 죽음의 강물 속으로 뛰어들었던 것이다. 예수께서는 죽음의 권세를 이기시고 강 건너편으로 걸어 나오셨다. 그리고는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라고 선언하셨다.
다시 부활의 계절이 돌아왔다. 만물이 소생하는 생명의 계절에 사망 권세를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부활신앙으로 두려움을 이기고 승리의 삶을 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박창식 달서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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