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대구와 경북 지역 주요 관광지에 벚꽃이 만개했지만 강한 비바람에 벚꽃이 떨어지면서 상춘객과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4일 오후 5시 대구 달서구 두류동 두류공원로. 오전까지 맑은 날씨로 행락객이 북적이던 두류 야구장과 이월드 사이 일대가 비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한산해졌다. 벚꽃을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도 없고 매섭게 부는 비바람과 벚꽃잎을 피해 우산을 내려쓴 행인 몇 명이 고작이었다.
두류공원 매점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휴일에 날씨가 좋으면 공영 주차장에는 물론 골목길까지 갓길에 세워 놓는 차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날씨가 좋았던 지난주에는 손님들로 북적여 매장 안에 사람이 들어오기도 힘들었는데 오늘은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고 했다.
5일 오전에 찾은 달성군 옥포면 용연사 진입로 역시 나들이객이 평소보다 드물긴 마찬가지였다.
벚꽃 명소지만 행상들이 차린 수십 개가 넘는 천막 안에는 점심시간인데도 곳곳에 빈자리가 있었다.
한 상인은 "지난해는 4월 중순까지는 휴일에 행락객으로 차도 사람도 북적였는데 올해는 비바람으로 벚꽃이 다 떨어져 벚꽃 장사는 끝난 셈이다. 어제(4일)도 오후 10시가 넘어서까지 장사를 할 생각이었는데 오후부터 비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초저녁에 장사를 접었다"고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대구지역 벚꽃 개화일은 지난달 28일로 평년(31일)보다 3일 빨랐다.
여기에다 4월 초에는 비바람까지 잦아 벚꽃을 즐기기가 어렵게 됐다.
지난 3년 동안 3월 마지막 주 휴일부터 4월 첫째 주 휴일까지 총 8일 동안 비가 내린 횟수는 2012년 2일, 2013년 2일, 지난해 3일인데 비해 올해는 5일로 가장 많다. 같은 기간 4월 첫째 주 휴일 평균 풍속도 4.8㎧로 2012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현재 봄 축제를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인 곳들도 일찍 떨어진 벚꽃에 속을 태우고 있다.
11과 12일 남구 대명동 앞산 맛둘레길 일대에서 난타, 초청 가수 공연 등 '빨래터 축제'를 준비 중인 남구청은 벚꽃잎이 많이 떨어져 아쉽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별빛 벚꽃축제 중인 이월드 역시 빨리 떨어진 벚꽃 탓에 손님이 줄어들까 우려하고 있다.
한편 도심보다 3, 4도가 낮은 팔공산 벚꽃은 이번 주 주말쯤 벚꽃이 만개할 예정이다.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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