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만 입장한 쿠사마 야요이 등
대구미술관의 돋보이는 기획전
미술계 실세 불러오는 문화 통로
살아있는 세계 탑3 작가로는 영국 현대미술의 상징 데미안 허스트,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탄 독일작가 게르하르트 리히터, 사진작가 안드레아스 걸스키를 꼽을 수 있다. 물론 팀 버튼이나 마크 로스코 등을 넣을 수도 있다.
데미안 허스트는 영국의 섬을 통째로 사서 예술 왕국을 만들어 놓고, 허락을 받아야만 그 섬에 들어가게 하는데 그 섬에 가고 싶다는 사람이 전 세계에서 줄을 서고 있다. '죽음의 예술가'라는 평을 듣는 데미안 허스트는 파리가 끓는 해골이나 방부제가 든 수족관의 상어 등 일련의 충격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촛불' 시리즈로 유명한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회화와 사진, 추상과 구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데미안 허스트, 게르하르트 리히터와 함께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사진작가 안드레아스 걸스키는 다음 달 대구를 찾는다. 2016년 6월 대구미술관에서 열릴 전시회를 앞두고, 전시장 분위기를 보기 위해서다. 안드레아스 걸스키가 대구에 온다는 사실만으로도 대구의 이름값은 올라간다.
사실 안드레아스 걸스키는 자본력이 대구의 열 배 이상인 서울 유명 화랑들을 다 젖히고 대구미술관과 손을 잡게 되었다. 국내 최고 삼성가(家)도 안드레아스 걸스키전을 성사시키기 위해 접촉을 벌였지만, 안드레아스 걸스키의 발걸음은 대구로 오게 됐다.
안드레아스 걸스키가 대구에 오면 구태여 뉴욕이나 런던, 파리로 보러 가지 않아도 된다. 안드레아스 걸스키전이 쿠사마 야요이전처럼 또다시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대구미술관이 단돈 3억원으로 유치했던 쿠사마 야요이전은 퀄리티가 높으면서도 물량 면에서도 대박을 터뜨렸다. 유료 입장객만 33만 명이 넘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전시장마다 가이드를 추가 배치하느라 든 비용과 관람객들이 부순 작품을 손보느라 추가 비용이 들어서 총 5억원 정도 들었지만, 입장권(성인 5천원) 수익만 해도 대구미술관 연간 예산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였다. 쿠사마 야요이전을 하면서 5억원에 사들인 3m짜리 노란 호박은 지금 20억원을 호가하며, 당장 내다 팔아도 3배 이상 받을 수 있다.
돈을 남겼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얘기가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대구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보기 위해서 대구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었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유동 인구가 엄청난 해운대에 위치해 있는데다가 옆에는 벡스코까지 있어서 우연히 들르기도 좋지만 그런 대박을 터뜨리지 못했다. 존재감이 별로 없다. 대구미술관의 입지는 솔직히 별로다. 대중교통도 거의 없는데다가 찾기 힘든데도 찾아온다. 최근에는 대구미술관으로 인해서 대구 자체에 대해서 호의적인 발언을 하는 인사까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대구예총이 주최한 대구사진비엔날레의 방향성 정립을 위해서 연 아트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한 한국사진영상학회 회장인 박주석 명지대 교수이다. 웬만하면 대구에 대해서 디스를 하는 전국적인 움직임과는 달리 이날 박 교수는 대구미술관으로 인해 대구의 평가가 달라진다는 얘기까지 들려주었다. 현장에 있던 청중들은 깜짝 놀랐다.
그뿐만 아니다. 최근 삼성미술관 전 직원들이 세 차례에 걸쳐서 대구미술관을 방문했고, 한국 미술계를 움직이는 실세들도 대구미술관을 자주 찾고 있다. 대구미술관의 기획력이 돋보이면서 대구 브랜드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작품 기증도 잇따르고 있다. 재일교포 컬렉터인 하정웅 씨에 이어서 유성건설 김인한 대표도 이우환 작품을 포함한 수백 점을 기증했다. 김 대표는 이인성 작품 1점도 추가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구미술관이 대구 브랜드를 높이는 보석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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