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예대마진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객을 속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낮아진 대출금리를 늦게 반영하거나 찔끔 내리는 등의 꼼수를 부려 자기 주머니만 채우는 것이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의 경우 기준금리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더 높아진 대출금리를 감당하고 있다.
김성태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6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한국은행은 지난 2012년 7월(기준금리 3.25%) 이후 올해 3월까지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25%p(현재 1.75%) 내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도 인하분만큼 떨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일부 시중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후 예금금리는 재빠르게 큰 폭으로 내린 반면 대출금리는 천천히 내리거나 오히려 올리는 등의 눈속임을 해왔다.
김 의원은 기준금리 인하가 실제 '창구금리'에 반영되는 시간(1개월 후)을 감안해 시중은행의 금리변동 상황을 점검했다.
조사결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p 내리는 동안 기업은행은 예금'적금 금리를 1.48%p 인하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하폭보다 적은 1.17%p 내렸다.
우리은행 역시 같은 행태를 보였다. 농협은 예적금 금리를 1.21%p 인하하고 대출금리는 0.99%p 내렸다. 예적금 이자율에서 본 손해(0.04%)를 대출이자(0.26%)에서 모두 충당하는 방식이 동원됐다.
김 의원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이렇게 금리변동 차이로 벌어들인 돈은 농협 1천334억원, 기업은행 1천39억원, 우리은행 564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대출금리 인하폭이 예금금리 인하폭보다 컸다.
특히 일부 시중은행은 저소득층의 고혈을 쥐어짰다. 기준금리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의 대출금리를 높였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3년 5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자 예적금 금리를 0.02%p 내렸지만 신용등급 7∼10등급 저신용자의 대출금리는 0.53%p나 더 올렸다. 신한은행도 같은 달 예적금 금리는 0.04%p 올린 반면 7∼10등급 저신용자의 대출금리는 0.40%p나 더 올렸다.
시중은행들이 꼼수까지 동원하며 예대마진에 목을 매는 이유는 새로운 수익창출모델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시중은행이 예대마진에 눈이 멀어 고객을 속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시중은행들의 금리변동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정보를 금융소비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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