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승민 8일 국회 대표연설 데뷔 '첫작품, 일낼까?'

한달전부터 전문가 조언받아, 행간 뜻 하나 하나 심사숙고

8일 교섭단체 대표 자격으로 첫 국회연설을 하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대구 동을)의 연설에는 어떤 메시지가 담길까?

20여 년 정치인생에서 첫 대표 연설인 만큼 유 원내대표는 이번 연설에 아주 공을 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첫 '작품'의 결과에 따라 책임 있는 리더임을 부각시키고 그의 정치적 위상을 높일 수 있어서다.

최근 정부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을 가감 없이 하고 당 대표와도 '의견충돌'(?)을 마다치 않는 그의 행보 때문에 정부는 물론 여야의 동료 국회의원들도 이번 연설을 주목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코앞으로 다가온 4'29 재보궐선거 원내 유세 성격의 연설이라는 점, 산적한 국가현안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정리하고, 개인적으로는 대권주자로서의 이미지를 심어야 해 그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데뷔전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연설문을 직접 작성했지만 이미 한 달 전부터 산적한 과제에 대해 여러 전문가 집단의 진단과 조언을 받았고 당의 정책 전문가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개인 특유의 성격도 이번 연설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현안에 대해 숙고하고 완전히 체화한 뒤 발언하는 스타일이어서 행간의 뜻 하나에도 퇴고(推敲)를 거듭한 것으로 주변에서는 보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김무성 대표가 원내대표 시절 첫 연설에서 뚜렷한 메시지를 전하지 못했다는 점도 참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두 번째 연설에서는 외부 전문가팀을 활용, 연설문구에서부터 동작까지 자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설에는 유 원내대표의 깊은 고민도 녹아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러 차례 소신발언 등을 통해 정치의 무게 추를 당으로 옮겨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그간 당이 펼쳐놓은 숙제 해결이라는 책임도 어깨에 올려놓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 건강보험료 체제개편에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사드) 해법도 발등의 불이다. 선거구 재획정을 핵심과제로 한 정치개혁 역시 그에게 주어진 과제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 중단으로 촉발된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서도 확실한 입장을 표해야 한다.

이번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관련, 오랜 시간에 걸쳐 논의했다는 한 의원은 "진보냐 보수냐, 성장론자냐 분배주의자냐 등에 대한 이미지 확립과 그 이미지를 만드는 구체적인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유 원내대표는 "국민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심사숙고했다.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국민에게 설득할 것은 설득하고, 정치권의 결단이 필요한 것은 자기반성과 함께 진솔하게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최두성 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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