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7일 경기에 앞서 한국 복싱의 레전드 가운데 한 명인 염동균 선수를 떠올렸다. 1970년대 세계권투평의회(WBC) 슈퍼밴텀급 챔피언을 지낸 그의 경기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였다. 초반에는 맞아주다가 후반에 화끈한 KO승을 이끌어내곤 했다는 게 류 감독의 기억이다. 해마다 시즌 초반에 부진한 삼성의 성적에 대한 비유처럼 들렸다.
하지만 류 감독이 정작 전하려 한 메시지는 '위기의식'이었다. 류 감독은 "삼성이 슬로 스타터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우승했기 때문에 나온 말"이라며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얻어맞기만 하다가 끝날 수도 있다. 언제나 이기려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감독의 마음이 선수들에게 전해진 것일까? 삼성은 이날 선발투수 장원삼의 쾌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롯데를 3대1로 물리치고 연패 사슬을 끊었다. 실책도 없었다. 삼성의 무실책 경기는 올 시즌 들어 처음이다.
좌완 에이스 장원삼은 개인 통산 100승 고지를 밟았다. 2006년 데뷔 이후 238경기만에 거둔 성과이다. 100승은 왼손 투수로는 송진우에 이어 두 번째이며 현역 투수로는 배영수'손민한'임창용'박명환에 이어 다섯 번째다.
이날 시즌 처음으로 등판한 장원삼은 팀 득점 1위의 롯데 타선을 6.1이닝 동안 3피안타(1홈런) 3볼넷 1실점으로 봉쇄했다. 최고 구속은 141km에 불과했지만 빼어난 제구력으로 삼진도 6개 뺏어냈다. 투구 수는 97개.
경기 초반은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3회까지 삼성 장원삼은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롯데의 새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은 3회 김상수'나바로'박한이를 연속 탈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을 기록했다.
선취점은 4회말 삼성이 올렸다.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던 최형우가 린드블럼의 시속 139km 컷패스트볼을 당겨쳐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비거리 110m)를 터뜨렸다. 시즌 2호. 하지만 삼성의 리드는 오래 가지 않았다. 롯데는 5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강민호가 자신의 시즌 4호 홈런을 때려냈다. 장원삼의 시속 136km 직구는 낮게 들어왔지만 5일 두산전에서 3홈런으로 8타점을 쓸어담은 강민호의 타격감이 워낙 좋았다.
이후 침묵을 지키던 삼성 타선은 6회부터 힘을 냈다. 박한이'박석민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최형우가 희생플라이를 날려 결승점을 뽑았다. 또 7회에는 볼넷으로 나간 김상수를 박한이가 2루타로 불러들여 쐐기를 박았다.
최근 난조를 보였던 불펜도 깔끔하게 이어던졌다. 7회초 1사 1루에서 구원등판한 신용운은 강민호를 병살타로 처리, 이닝을 끝냈다. 또 안지만은 8회를 삼진 3개로 틀어막았고, 9회 마운드에 오른 임창용은 1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두 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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