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진행한 수백억원대 입찰공고가 뚜렷한 기준 없이 진행되자, 업체 간 갈등과 한수원-업체 간 유착 의혹 등 갖가지 무성한 억측이 쏟아지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계측제어 설비를 담당하는 포스코ICT 자회사 포뉴텍이 한수원을 상대로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재공고(지난해 11월) 입찰 절차 취소를 무효화해 달라는 소송을 냈는가 하면, 또 다른 입찰참여 회사는 재공고(3월)한 입찰에서 신생업체에 불리한 조건이 적용됐다며 한수원과 포뉴텍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한수원과 포스코ICT, 법률사무소 등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해 11월 3일 한울1'2호기 발전소 계측제어 정비 용역(225억원)에 대해 경쟁입찰공고를 하자, 당시 혼자 힘으로는 입찰 참여가 어렵다고 본 포뉴텍이 중도 포기,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1개 업체가 사업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시에는 컨소시엄 형태에 가점을 줬기 때문에 홀로 참여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복수 업체를 대상으로 입찰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한수원이 3주 만인 같은 달 25일 입찰 재공고를 냈고, 포뉴텍도 이에 참여했다.
하지만 한수원은 다른 업체의 민원제기가 있다는 이유로 재공고한 입찰 절차를 돌연 취소했다.
포뉴텍 측은 "한수원이 입찰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했다면 1순위 적격심사대상자로 선정돼 사업을 따낼 수 있었다"면서 "또 1순위 적격심사대상자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후순위 적격심사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다"고 했다. 한수원이 부당한 입찰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에 한수원이 지난달 재공고 입찰을 진행하자, 이번에는 경쟁업체가 기존업체에 유리한 기준이 새롭게 적용됐다며 한수원과의 유착을 의심했다.
Y사는 재공고 입찰요건으로 타 발전소에 근무하는 인원을 신규사업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새로운 내용이 포함되면서, 인력규모가 큰 기존 업체(포뉴텍)에 유리한 입찰이 됐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앞서는 인원을 중복적용할 경우 일정 페널티를 주는 선에서 점수를 계상했으나, 이번에는 아예 입찰기회를 박탈해 버렸다.
유착 의혹과 관련, 포뉴텍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의 윤리경영이 오히려 독이 돼 한수원 일을 맡을 수가 없다. 삼창기업 시절 80%가 넘는 시장점유율이 최근에는 40%로 절반가량 떨어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면서"한 퇴직 임원의 말에 따르면 삼창 시절에는 한수원 관계자들을 만나 로비를 많이 했다고 하는데, 현재 포뉴텍의 상황으로는 어림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입찰공고 때마다 다른 기준을 내세운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고, 이와 관련된 직원들의 조사 및 징계절차에 들어갔다"며 "한 번은 포뉴텍에, 한 번은 Y업체에 유리하게 적용된 입찰기준이 이번 갈등을 불러일으켰다"고 해명했다.
포항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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