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은 눈질환을 겪더라도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아이들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부모 역시 자녀의 눈 상태를 깨닫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 어린이'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겪는 건강상의 문제도 '시력 이상'이 꼽힌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14년 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에 따르면 전국 초등학생 8만2천581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55.1%가 시력이 0.7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교 1학년 학생 가운데 25.9%가 시력 이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장 속도가 빠른 어린이들은 5, 6세 정도면 시력이 완성되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치료를 받아야 성인 이후에도 건강한 눈을 유지할 수 있다.
◆아이의 행동 보고 눈 건강 살펴야
아이의 시력은 수년에 걸쳐 서서히 발달한다. 출생 직후에는 엄마의 머리 윤곽처럼 단순하고 대비가 큰 물체만 볼 수 있지만 점차 세밀한 부분을 식별할 수 있게 된다. 출생 후 5, 6개월이 지나면 주시를 할 수 있게 되고, 2, 3세가 되면 시력은 0.6 정도가 된다. 아이의 시력은 7, 8세가 되면 거의 완성된다.
아이는 정확하게 눈의 상태를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행동을 보며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빛을 싫어하거나 한쪽 눈을 자꾸 감으려 한다면 사시나 속눈썹 찔림 등을 의심해야 한다. 사시는 사물을 볼 때 두 눈이 같은 방향으로 보지 못하고, 한쪽 눈이 다른 곳으로 향하는 질환이다. 속눈썹 찔림은 속눈썹이 안구에 닿아 흰 눈동자와 검은 눈동자에 상처를 만들고 눈에 자극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눈을 비비거나 눈을 깜빡이는 행동이 나타나고 눈물 고임이나 눈부심, 결막충혈, 눈곱, 난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검은 눈동자인 각막이 다른 아이들보다 유난히 크다면 선천성 녹내장일 수 있다. 선천성 녹내장은 눈 속에서 만들어진 방수가 눈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안압이 높아져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심한 눈물 흘림과 눈부심, 각막 혼탁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검은 눈동자 한가운데 있는 동공이 하얗게 보인다면 선천백내장일 가능성이 있다. 선천백내장은 눈에 있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으로 선천성인 경우 시력발달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반드시 수술을 통해 혼탁을 제거해야 한다. 한쪽이나 양쪽 눈꺼풀이 처져 있고 턱을 자주 들려고 한다면 눈꺼풀 처짐에 시달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자꾸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거나 기울이는 경우는 회선 사시나 눈 떨림(안진)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만 3세 이전에 검진받아야
눈동자가 몰렸다고 해서 모두 사시는 아니다. 생후 3개월까지는 눈의 위치가 불안정해 사시가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 생후 5개월 전에 사라진다. 콧등이 낮고 미간이 넓은 아이들은 마치 눈이 안으로 몰려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거짓내사시라고 한다. 이는 사시가 아니고 성장하면서 대개 정상 모습을 찾는다. 생후 3, 4개월 이후에도 한 눈이 안으로 몰려 있거나 밖으로 나가 있는 경우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어린이에게서 가장 잘 발견되는 외사시는 간헐 외사시로 평소에는 눈이 바르지만 피곤하거나 졸릴 때, 화내거나 아플 때, 멍하니 있을 때 한쪽 눈이 밖으로 나가는 증상을 보인다. 항상 나타나는 것이 아니어서 부모가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있다.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인 가림치료를 할 수 있지만 일정한 사시각 이상이면 수술을 해야 한다. 보통 만 4세 이후에 수술을 하지만 발현 빈도와 상태에 따라 더 어린 나이에 하는 것이 좋은 경우도 있다.
내사시는 심한 원시로 인한 조절내사시가 많고 드물게는 생후 6개월 이내에 발견되는 영아내사시도 있다. 조절내사시는 보통 1~3세에 나타나고 대개 심한 원시로 인한 과도한 조절이 원인이다. 돋보기 안경을 쓰면 조절이 되고 성장하면서 점차 나아진다. 안경은 대개 13~15세 정도까지 착용하지만 성인이 돼도 계속 착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은 늦어도 만 3세 이전에 안과검진이나 영유아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근시나 원시, 난시 등으로 인해 시력이 떨어진다면 반드시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눈의 피로 줄여야 시력 보호
눈이 나빠지지 않게 하는 확실한 방법은 없다. 다만 독서 거리나 조명 등 주변 환경을 개선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면 눈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너무 어둡거나 밝은 것은 좋지 않고, 누워서 책을 보거나 흔들리는 차 안에서 책을 보는 행동도 눈의 피로를 가중시킨다. 책은 눈에서 30㎝ 정도 떨어져서 보고 30분 정도의 독서 후 15분 정도 휴식을 갖는 것이 좋다. 빛은 위에서 비추는 것이 낫고, 적당한 운동과 휴식, 영양을 섭취해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텔레비전이나 모니터를 가까이 본다고 해서 시력이 바로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 시력이 나쁘기 때문에 텔레비전이나 모니터 앞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다만 아이의 바른 시력 발달과 자세를 위하여 적어도 2~3m는 떨어져서 보는 것이 좋다. 너무 오랜 시간 컴퓨터나 TV를 보면 눈의 피로와 건조감 및 희미한 시력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적절하게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치료를 통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시기는 대략 만 9세 정도까지다. 그 이후에 약시가 발견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제일안과병원 이정호 진료부장은 "약시가 발견된다면 필요한 안경을 착용하고 눈가림 치료를 하면 시력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안검하수나 선천백내장 등 안질환이 있는 경우는 원인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면서 "사시와 함께 오는 약시는 수술을 통해 눈의 위치를 바로 정렬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 제일안과병원 이정호 진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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