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이은 기부, 가족들에게 행복입니다."
김은철(58'계성중'고 63회 졸업) 씨는 얼마 전 모교인 계성중에 1억원의 장학금을 기탁했다. 10여 년 전 선친이 1억원을 기탁해 만든 삼일(3'1) 장학금에 추가로 돈을 기탁한 것. '삼일장학금'은 계성중학교에서 기술교사로 근무했던 고 김환태 선생이 1919년 계성중 재학 시절 3'1운동에 몸을 던졌다가 옥고를 치른 선친 김재범 지사의 뜻을 기리는 의미에서 만들었다.
김 씨는 "요즘 금리가 낮아 기존 장학금의 이자만으로는 많은 학생을 도울 수 없을 것 같아 독립유공자 연금과 아들의 결혼 축의금을 보태 장학금을 내게 된 것"이라며 "아들도 흔쾌히 동의했고 아버지, 할아버지도 이번 일을 아마 반기실 것"이라고 했다.
김씨 가족의 장학금 기탁으로 7일 계성중에서 열린 삼일장학금 수여식에는 19명의 학생이 50만원씩의 장학금을 받았다.
하지만 김 씨는 이날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학교 측이 참석을 요청했으나 김 씨는 조용히 돕고 싶다는 뜻만 전했을 뿐, 극구 사양했다.
대구 명문 사학인 계성중학교에 장학금 기탁이 이어지고 있다.
9일에는 우송복지재단 김대곤(71'계성중'고 50회 졸업) 이사장이 학교에 3천만원을 기탁한다. 김 이사장은 이날을 시작으로 매년 같은 액수의 장학금을 학교에 전하기로 약속했다. 그는 "성적이 좋은 학생보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고 싶다"며 "장학금을 받을 학생들은 가정환경이 좋지 않다고 낙담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 건실한 인재로 자라길 바란다"고 했다.
최근 만들어진 장학금이 또 있다. '김기자 장학금'은 올해 계성중에 입학한 학생 2명에게 졸업할 때까지 매달 20만원씩 지원하는 장학금이다. 학교 측은 "김기자 씨가 이 장학금을 받는 아이들을 수창초교 시절부터 챙겨와 이들이 중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지원을 계속하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서문시장에서 견과류를 판매하는 대원상회 이명희 사장도 장학금 기탁 행렬에 동참했다. 올해부터 매년 100만원씩 학교에 전하기로 한 것이다. 이 사장은 "큰딸이 계성고를 졸업했고, 아들이 계성고에 다녀 학교와 인연이 깊다"고 했다.
계성중 손용식 교장은 "최근 계성중 66회 동문회가 매년 100만원의 장학금을 보내겠다는 뜻을 전하는 등 장학금 기탁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며 "학생들이 장학금을 보내주신 분들의 고귀한 뜻을 받들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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