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대구 동을)의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야당이 호평을 쏟아냈다. 정치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합의의 정치'를 제안한 유 원내대표의 말에 공감을 표했고, 정의당도 "보수가 꿈을 꾸기 시작한 것 같다"며 환영했다.
새정치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8일 국회 브리핑에서 "오늘 새누리당의 놀라운 변화, 유승민 원내대표의 합의의 정치 제안에 공감한다"며 "세월호 인양에 대한 의지와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개선을 정부에 촉구한 점은 특히 야당으로서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 공약가계부의 실패 선언, '증세 없는 복지'가 허구라는 고백은 집권여당 대표로서 용기 있는 진단이었다. 박근혜정부의 조세 정책, 단기부양책, 부동산 정책 등 실책에 대한 비판과 야당이 함께하자는 제안에 동의한다"고 화답했다.
정의당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찬사를 보낸다. 드디어 보수가 꿈을 꾸기 시작한 것 같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보수 혁신의 꿈이 꼭 성공하길 기대한다"는 글을 남겼다.
야당이 유 대표의 연설을 환영한 이유는 그의 초당적 메시지 때문이라는 평가다. 유 원내대표가 집권 여당 대표로서 현 정부의 공약 실패를 인정한 점, 양극화 해소를 시대 과제로 제시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높이 평가한 점 등 스스로 진영 논리를 넘어섰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유 원내대표는 "10년 전 노무현 대통령은 처음으로 양극화를 말했고 (저는) 그분의 통찰을 저는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연설을 끝낸 유 원내대표는 야당 의원들에게 둘러싸여 악수 공세를 받았다. 의원들이 자리에 앉아 의석을 정돈하지 않자 정의화 국회의장은 자신에게 인사를 하지 않고 돌아간 유 원내대표에게 "의장에게 예를 표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농담을 해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날 세월호 유가족들도 본회의장을 찾았다. 유 대표의 연설은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허다윤 학생의 이야기로 시작됐다. '잊지 않고 함께하겠습니다'라고 적힌 노란색 점퍼를 입은 유가족들은 세월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눈물을 훔쳤다.
황수영 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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