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교육청 '울릉도 부정 채용 의혹' 뒷짐

면접 날짜 변경·사택 제공 잡음, 20일 지나도록 사실 확인 안해

울릉교육청의 방과후학교 강사 채용에 대한 의혹(본지 3월 17일 자 5면 보도)에 대해 경상북도교육청은 뒷짐만 지고 있다.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울릉교육지원청은 지난달 초 울릉군 내 초'중학교 9곳의 방과후학교 수업을 담당할 강사를 채용했다. 이 과정에서 면접일자를 두 차례 변경하고, 면접 대상자에게 사택을 제공하는 등 울릉교육청이 특정 강사를 합격시키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울릉교육청으로부터 경위서만 받았을 뿐 20일이 지나도록 사실관계 확인에 나서지 않고 있다.

기자가 입수한 경위서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여럿 눈에 띈다. 특히 두 번째 면접일자 변경에 대해선 여객선의 장기 결항, 주민 우선 선표 배정에 따른 좌석 매진 때문이라고 울릉교육청은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첫 번째 면접 변경일까지 여객선이 결항한 날은 4일 중 하루였고 선표가 매진된 날도 하루뿐이었다. 게다가 당시 여객선사는 주민들에게 우선적으로 선표를 배정하지 않았다. 면접일을 두 차례씩 변경할 이유가 없었던 것. 특정인을 채용하기 위해 면접일자를 변경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는 이유다. 1차 변경 면접 당일 울릉도에 들어오지 못한 합격자는 논란이 된 특정 강사 부부가 유일하다.

담당 K장학사가 수험생 신분인 이들 부부에게 사택을 제공한 부분에 대해선 "기존 강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4일간 함께 방을 쓰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상당수 울릉군 주민은 채용 책임자가 면접 대상자에게 숙소를 제공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면접일 전 K장학사가 이들 부부와 함께 식사를 했다는 제보도 잇따르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도교육청은 진상 규명에 나서지 않고 있다. 지난달 26일 울릉교육청이 부서장인 K장학사와 부서원인 L주무관에게 '주의'라는 가벼운 행정처분을 내린 게 전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투명하지 못한 인사는 수업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결국 학생이 피해를 본다"며 도교육청의 적극적인 실태 조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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