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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도서 추천 목록 선정, 교사·사서·교수 반년 걸쳐 4단계 심사

'인문도서 기부 릴레이' 사업이 8일 닻을 올리기 전까지 대구시교육청은 기초 작업을 계속해왔다. 초'중'고교별로 추천할 만한 인문도서 목록을 만드는 작업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시교육청은 1월 말 모두 359권의 추천 인문도서 목록을 발표했다. 그렇다면 이 인문도서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선정됐을까.

도서 목록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사서교사들이 모였다. 이들은 우선 숱한 고난 속에서도 신념을 지키며 공동체의 행복한 삶을 건설하려고 노력한 인물들이 남긴 동'서양 고전에 주목했다.

이들은 "학생들이 고전에 담긴 지식적 측면보다 고난을 이겨낸 위인들의 태도와 가치관을 익히면서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고,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 것인지' 고민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반영했다"며 "초'중'고교생들의 지적, 정서적, 신체적 성장 발달 단계에 적합한 목록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2단계는 학교 현장에서 독서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의 목록 검토 과정. 이들은 사서교사들이 작성한 목록이 교과 수업과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점은 무엇인지 등을 중심으로 검토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초교 저학년을 위한 목록을 선정할 때 8~10세의 성장 발달 단계를 더 섬세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따라 초교 저학년용 도서의 경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창작 동화의 비중을 높여 상상력과 창의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게 됐다.

3단계 검토 과정은 초'중등 교과 담당 교사와 사서교사 등 50여 명으로 구성된 인문소양교육지원단이 맡았다. 이들은 '사람을 따뜻하게 만드는 인문학'의 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책으로 목록이 구성됐는지 검토했다. 학생이 주도하는 인문학 세미나, 인문학 토론, 인문학 책쓰기 등과 연계하는 데 무리가 없는지 살피는 것도 이들의 몫이었다.

최종 검토 과정은 철학'사학'국문학을 전공한 교수들과 신문사 기자, 도서관 관장으로 구성된 자문단이 진행했다. 이 목록이 초'중등 교육과 대학 교육에 미치는 영향, 지역사회에 대한 파급효과 등을 따져 선정 작업을 마무리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은 발표된 도서 목록을 참고해 개인의 수준과 흥미에 따라 책을 골라 읽으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인문학 관련 입문서를 비롯해 과학, 기술, 문화 등 다양한 방면의 목록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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