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8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의 핵심은 '보수 혁신'이다. 양극화 심화, 저성장, 복지 확대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려면 가치관과 정책에서 보수(保守)의 보수(補修)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유 대표는 그 방향으로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며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 건설을 위해 땀 흘리려 노력하는 보수"라고 규정했다. 이를테면 '인간의 얼굴을 한 보수'이다.
유 원내대표는 그 방안으로 부자와 대기업에 대한 증세,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하청단가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강화, 재벌 개혁 등을 제시했다. 이는 보수진영이 보기에 너무 왼쪽으로 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그러나 이는 보수와 진보를 떠나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장하려면 꼭 필요한 개혁과제라는 점에서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짚은 것이다. 보수진영은 유 원내대표의 제언(提言)이 보수를 더 건강하게 하는 쓴 약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 사회의 최대 문제는 '불평등' 또는 '양극화'라 할 수 있다. 이를 해소하려면 '기회의 평등'만으로는 안 된다. 기회의 평등이 보장돼도 결과의 불평등을 시정할 수 없다면 기회의 평등은 공허할 뿐이다. 그래서 기회 평등이 '실질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국가나 정부의 정책적'제도적 개입이다. 보수주의자는 이를 자유시장 원리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반박하겠지만 시장의 자유 또한 국가와 정부의 제도적 보호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도 유 대표의 '보수 혁신'은 경청할 만하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일회성 말 잔치로 끝나서는 안 되며 각종 정책으로 구체화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 과정에서 재벌 등 기득권 세력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또한 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새누리당이 안팎의 이 저항을 뚫고 개혁적 보수의 주도세력으로 거듭나기를 국민은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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