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원외교' 성완종 씨 숨진채 발견

영장 실질심사 앞두고… 유서 내용 따라 정치권 파장

비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성 전 회장은 사기, 횡령과 1조원대 분식회계로 인한 자본시장법 위반혐의 등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비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성 전 회장은 사기, 횡령과 1조원대 분식회계로 인한 자본시장법 위반혐의 등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자원외교 비리 의혹에 연루돼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9일 영장 실질심사를 불과 몇 시간 앞둔 시점에 유서를 남기고 집을 나간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자원외교 비리 의혹 수사의 동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물론 성 전 회장이 남긴 유서 내용 등에 따라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러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9일 오후 3시 32분쯤 서울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에서 등산로를 따라 300m 떨어진 지점에서 산속으로 30m 더 들어간 곳에서 성 전 회장이 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경찰 수색견이 발견했다고 밝혔다.

성 전 회장이 발견된 곳에서 10여m 떨어진 지점에는 그의 휴대전화 2대가 버려져 있었다.

앞서 성 전 회장은 이날 오전 5시 11분쯤 검은색 패딩과 검은색 바지 차림으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을 나가 택시를 타고 종로 부근에서 내린 뒤 자취를 감췄다.

오전 8시 6분쯤 자택에 성 전 회장이 없는 것을 확인한 운전기사가 112에 가출신고를 했으며, 아들도 오전 8시 12분쯤 청담파출소에 신고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 서울 종로구 평창동 부근에서 신호가 나옴에 따라 경찰 1천400여 명과 수색견, 헬기 등을 투입, 일대에 대해 집중 수색을 벌였다.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는 평창동 일대를 이동하다 북한산 정토사 부근에서 신호가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성 전 회장은 자택에서 혼자 살았고, '어머니 묘소에 묻어 달라'는 내용의 유서가 자택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내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유서는 유족이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 전 회장은 2006∼2013년 5월 회사 재무 상태를 속여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지원되는 정부 융자금과 금융권 대출 800억여원을 받아내고 관계사들과의 거래대금 조작 등을 통해 250억원가량의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로 검찰에 의해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였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 실질심사가 열릴 예정이었다.

성 전 회장은 지난 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해외 자원개발과 관련해 정부 융자금을 횡령하지 않았다. 반드시 진실을 밝혀 명예회복을 하겠다"며 눈물을 흘리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또 "나는 MB(이명박 전 대통령)맨이 아니라 MB정부의 피해자"라며 오히려 자신은 박근혜 대통령을 도왔다는 내용의 입장도 밝혔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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