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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99번 언급, 위기극복 새 경제 제안…문재인 교섭단체 대표연설

"공정·소득 주도 성장 추구" "보수 우클릭 경제" 선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하고 있다. 2015.4.9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하고 있다. 2015.4.9 연합뉴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경제 한우물만 팠다.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 대표는 '경제'라는 단어만 99번 언급하며 위기의 한국 경제를 극복하기 위한 '새 경제'(New Economy)를 제안했다.

문 대표는 "새 경제가 기반하는 생태계는 공정한 경제이고, 성장의 방법론으론 소득주도 성장을 추구하며 사람 중심의 경제철학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나가는 경제"라고 밝혔다. 경제 외에 '소득'을 56번, '성장'을 43번 썼다. 8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좌클릭 경제를 말했다면 문 대표는 경제, 소득, 성장 등 이른바 보수진영의 단어를 앞세우며 우클릭 경제를 선언한 셈이다.

문 대표는 이날 여러 선진국 사례를 들며 새 경제를 설파했다. "수출 대기업이 성장의 주역이 되던 시대는 끝났다"며 독일의 원동력은 "탄탄한 중소기업"이라 했고, "중소기업의 성장을 위한 획기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중소기업의 천국인 이탈리아의 협업모델을 제시했다. 또 "값싼 노동력에 의존하던 후진국형 경제에서 벗어난 중국에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들이 성장하고 있는데 한국 경제에선 특유의 역동성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박근혜정부도 겨냥했다. "이명박정부에서 시작한 부자감세 7년 결과, 재벌 대기업 금고만 채우고 국민의 지갑은 텅 비었다" "공정하지 못한 시장, 분배, 세금의 배후엔 공정하지 못한 정부가 있다" "대기업규제 완화 결과, 골목상권은 다 무너진 반면 대기업 사내 유보금은 540조에 달한다" 등 경제정책의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문 대표는 강조했다.

문 대표는 "2년 전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와 복지, 사회 대통합을 약속했지만 돌아온 것은 서민경제 파탄과 국민 분열의 연속이다. 국민 입장에서는 배신당한 2년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나친 수치의 나열, 대안의 제시보다는 비판 일변도였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야당의 박수를 얻은 유 원내대표의 전날 연설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새누리당은 야당 역할론이 빠져 있다고 촌평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어제 유승민 원내대표의 반성과 성찰을 문 대표에게도 기대했는데 찾아보기 어려웠다. 너만 바꾸라는 식의 인식으로는 진정한 변화를 이끌기 어렵다"고 했다. 문 대표의 연설 중 반값등록금 도입, 초등돌봄교실 확대,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적용 확대 등 현 정부가 공약을 파기했다는 부분에 대해선 "실천 중"이라고 반박했다.

서상현 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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