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에 발등 찍힌 연 3억 수익 주차장

"상권 활성화로 땅값 상승" 대중교통전용지구 설득해 놓고…폐업 뒤 대책 안세워

대구 중구 화전동 옛 대구극장 부지 주차장은 대중교통지구로 인해 차량들이 들어오지 못해 텅 비어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대구 중구 화전동 옛 대구극장 부지 주차장은 대중교통지구로 인해 차량들이 들어오지 못해 텅 비어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대구시만 믿었는데 진입로 없는 주차장을 어떻게 합니까."

대구 중구 화전동 옛 대구극장 부지의 사설주차장(1천554.6㎡) 지주들(10명)은 텅 빈 주차장만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시가 2009년 12월 중앙로(반월당 네거리~대구역 네거리)를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지정하면서, 유일한 출입구가 막혀 주차장 용도로 사용이 불가능해졌지 때문이다.

이곳 주차장은 매년 2억~3억원의 수익을 올리던 알짜 주차장. 대구시는 전용지구 지정으로 주차장이 문을 닫으면서 3개월 영업손실비로 7천만원을 지급한 뒤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지주 김모(56) 씨는 "시가 전용지구 지정으로 상권이 활성화되고 지가도 상승해 재산상 피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지주들을 설득했다"며 "하지만 땅값은 오히려 떨어지고 현실적인 보상 피해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공시지가 기준으로 2014년(1월) 토지가격은 27억8천700만원. 이는 전용지구 시행 전인 2009년(1월)의 28억9천900만원보다 1억1천만원이 하락한 액수다. 도심 한가운데 땅값이 5년 동안 오르기는커녕 뒷걸음질한 것이다. 주민들은 "실제 매매가격으로 따지면 수십억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하소연했다.

시는 지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주차장 부지를 공공용도로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또한 번번이 무산됐다.

2013년 이 부지에 39억원을 들여 '도심 청소년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지상 1층 규모의 다목적 홀, 야외공연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안을 세웠지만 같은 해 10월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에서 거부돼 무산됐다. 시는 또다시 지난해 '외국인주민종합지원센터'(지하 1층~지상 4층) 건립을 추진했지만, 지난달 27일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회의에서 사업비 108억원(부지매입비 28억원, 건축비 70억원, 설계비 10억원)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사업 자체가 유보됐다.

지주들은 시가 나서서 주차장 영업이 가능하도록 전용지구 중 일부를 풀어주거나, 재산권 침해를 구제하는 '매수청구권'을 행사해 땅을 사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는 민간시설 영업을 위한 전용지구의 일부 해제 요구는 받아들이기 힘들고, 외국인주민종합지원센터 건립은 시의회 지적을 검토한 뒤 재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교육부나 행정자치부 등 국비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해결 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