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도에 가면 스님들을 위한 짜장면 집이 있다!

스님도 짜장면을 먹을 수 있을까? 정답은 다소 애매하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편식이 숙명인 이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스님이다. 불가에서는 육식을 금한다. 또 사찰 음식에서는 마늘, 양파, 파, 달래 등 향이 강한 '오신채' 사용을 경계한다. 애초에 불문에서 나고 자랐으면 모를까, 갓 출가한 스님이 속가에서 즐기던 음식이 어찌 생각나지 않겠는가. 그 가운데 필시 짜장면도 있을 터. 안타깝게도 짜장면에 돼지고기, 양파가 재료로 들어가기 때문에 산문에서 즐길 수 없는 먹거리다.

그런데 경북 청도에 스님도 즐길 수 있는 중국집이 있다. 이 집의 상호는 '강남반점'. 이곳은 전 문화재청장인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당시 영남대 교수)가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 운문사에 관한 대목에서 이 집 짜장면을 '스님짜장'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해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실제로 이곳은 '사찰짜장' '사찰짬뽕' '사찰탕수이' 등 사찰중화요리로 유명한 집이다. 이 식당에선 스님들이 짜장면을 먹을 수 있도록 고기를 빼고 호박과 버섯, 당근, 양배추 등으로 짜장 소스를 만든다. 그 맛이 깔끔하고 담백해 스님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까지 단골로 다닌다. 불자인 주인 장기철(57) 씨 부부는 인근 운문사를 비롯해 전국의 사찰로 출장공양도 다닌다.

경남 합천에도 고기와 오신채가 들어가지 않는 짜장면을 만드는 곳이 있다. 88올림픽고속도로 해인사IC를 빠져나오면 '이대두진각'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바로 이곳이다. 이곳 역시 스님짜장으로 여러 차례 매스컴에 노출돼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화려한 안경에 큼지막한 귀고리와 목걸이, 반지 등 범상치 않은 외모의 주인장도 인기에 한몫했다.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집에서 만들어 먹는 스님 짜장면

▷재료: 춘장, 감자, 호박, 당근, 표고버섯, 양송이버섯, 양배추, 팽이버섯, 전분, 소금, 곱게 간 감자, 콩기름, 채수(야채 맛국물), 칼국수면

1. 팬에 콩기름을 붓고 달군 다음 춘장을 넣어 기름이 녹색이 되도록 오래 볶는다.(기름은 채소 볶을 때 사용)

2. 채소는 잘게 썰어 소금으로 밑간하여 볶아둔다.

3. 춘장에 채소를 넣고 볶다가 채수와 곱게 간 감자, 전분을 넣어 농도를 맞춰 면에 끼얹어 비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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