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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궁금하다, 짜장면의 진실] 마르고 차게 먹는 중국-촉촉·따뜻한 한국

19세기 말 한국에 처음 들어온 듯…춘장 속 캐러멜 색소 유해성 논란

짜장면은 시간에 쫓겨 사는 이들도 간편하게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유해성과 관련한 논란도 있다. 매일신문 DB
짜장면은 시간에 쫓겨 사는 이들도 간편하게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유해성과 관련한 논란도 있다. 매일신문 DB
첨면장(위)와 춘장.
첨면장(위)와 춘장.

짜장면만큼 뒷이야기가 무성한 음식도 드물다.

매일 한국인 8명 가운데 1명은 짜장면을 먹는다. 전국 2만4천여 개 중국 음식점에서 하루 평균 600만 그릇의 짜장면이 소비된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즐겨 먹다 보니 할 말이 많아지는 것도 당연하다. 이런 이야기 중 어떤 이야기는 혹할 만한 이야기도 있다. 반면에 임신한 여성이 짜장면을 많이 먹어서 피부색이 까무잡잡한 아기가 태어났다는 둥 '전혀 아니올시다' 싶은 것도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름하여 '짜장면의 진실'.

◆중국에는 짜장면이 있다, 없다?

의견이 분분하긴 하지만 정설처럼 여겨지는 게 있다. '중국집에서 파는 음식 중에 진짜 중국 음식은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럼 짜장면도 중국에는 없는 음식인 셈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리 만무한데, 어째서 우린 짜장면을 중국 음식이라 여기게 된 걸까? 진짜로 짜장면은 중국 음식이 아닐까?

짜장면의 원류는 중국이다. 원래 짜장면은 베이징과 산둥 지역에서 삶은 면에 볶은 첨면장과 각종 채소를 얹어 비벼 먹는 음식이었다. 그래서 중국에는 우리가 먹는 짜장면이 없다.

중국 짜장면은 짠맛이 강하다. 반면 한국 짜장면은 윤기가 흐르고 단맛이 난다. 중국 짜장면은 삶아서 식힌 면을, 한국 짜장면은 갓 삶아낸 면을 사용한다. 그래서 중국 짜장면은 마르고 차고, 한국 짜장면은 물기가 많고 따뜻하다. 고명도 다르다. 옥수수나 달걀 반쪽은 중국 짜장면에 없다. 밑반찬으로 단무지와 양파가 춘장과 곁들여 나오는 것도 한국식이다.

우리가 즐겨 먹는 짜장면이 언제 처음 만들어졌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결정적 물증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여러 정황을 종합해보면 우리나라에 장기 체류하는 산둥성 출신 화교들이 급증했던 19세기 말에 최초의 짜장면이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산둥 출신 화교들이 초기에 정착했던 인천의 제물포나 서울이 한국식 짜장면 원산지의 유력한 후보지다.

◆짜장면이 건강에 해롭다?

짜장면의 생명은 짭조름하면서 달콤한 춘장이다. 그런데 춘장에는 캐러멜 색소가 들어가 있다. 이 때문에 '건강하지 못한 음식'이라는 인식에서 짜장면은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중국에서는 발효시킨 콩으로 만든 첨면장이 짜장면 소스 역할을 했다. 이 장은 원래는 적갈색을 띠지만, 발효를 오래 시킬수록 검은빛에 가까워진다. 그런데 그 발효 시간이 만만치 않다. 오래된 장의 색깔과 맛을 흉내 내기 위해 캐러멜 색소를 첨가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은 춘장을 두고 캐러멜 색소를 사용하지 않고는 이런 색을 낼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과연 캐러멜 색소는 인체에 해로운 식품 첨가물일까? 아직 유해하다는 공식 판정은 없다. 그러나 캐러멜 색소에는 4-메틸이미다졸(4-MI)이 들어간다. 국제암연구소(IARC)에 따르면 4-메틸이미다졸은 암모니아와 당의 가열반응에 의해 미량 생성되는 부산물로, 그룹 2B(2등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백용규 영산대 한국식품조리학과 교수는 "캐러멜 색소에 쓰이는 4-메틸이미다졸의 양이 1㎏당 250㎎ 이하라는 기준만 충족하면 사용하는 데 법적 문제가 없어 국내에서는 관련 연구가 미진하다"면서도 "하지만 캐러멜 색소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 탓에 요즘은 직접 만든 춘장을 사용하는 중국집도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춘장만이 아니다. 면발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수타면의 경우 밀가루 반죽에서 가늘고 길게 면을 뽑아내고자 식품 유화제를 사용하는 예도 있다.

핀외식연구소 관계자는 "노르스름한 면발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식품 유화제가 들어갈 때도 이런 색을 띤다"며 "식품 유화제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되지 않아 속이 더부룩한 느낌이 들 수 있다. 또 소화기관이 예민한 경우 문제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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