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살아갈 미래에 만약 물이 없다면 어떨까요?"
10일 오전 경주 보문단지 내 KT수련원. 네덜란드 시민환경단체인 '나비 효과'의 레샤 위트머 강사가 질문을 던지자 세계 각국에서 모인 160명 아이들 사이에 잠시 침묵이 감돌았다. 정면에 있는 대형스크린에는 물이 없어 고통받는 사막지역 어린이들의 사진이 슬라이드로 지나갔다. "물은 인류가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입니다. 물을 지키고 자연을 활용하는 것 모두가 여러분의 미래를 위한 일입니다."
세계어린이물포럼이 '어린이가 꿈꾸는 물과 미래'라는 주제로 10일 개막했다. 세계물포럼에 앞서 세계 15개국의 10~16세 어린이들이 모여 물의 소중함과 생활 속의 물 절약 실천을 함께 생각하는 자리다. 세계어린이물포럼은 일본에서 개최된 제3차 세계물포럼 때 처음 출범했다. 지난 6차 프랑스 마르세유 세계물포럼에서는 일정상의 이유로 생략됐지만 이번 7차 대회에서는 국제사회단체 등의 요청으로 다시 부활했다.
이번 세계어린이물포럼에는 캄보디아와 중국을 비롯해 이집트, 일본,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멕시코, 몽골, 네팔, 필리핀, 러시아, 터키, 미국, 베트남 등에서 온 어린이 40여 명이 경주를 찾았다.
멕시코에서 온 카밀라 벨라퀴즈 로세티(11) 양은 "경주에 처음 왔을 때 거리마다 가득 피어 있는 벚꽃나무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물이 없으면 이 나무들도 보지 못하는 것 아니냐"면서 "생활 속에서 어떻게 물 절약을 실천하는지 세계 친구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의를 마친 어린이들은 6~9명씩 조를 나눠 생활 속에서 자신들이 실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또래들이 모인 탓에 웃음소리와 장난으로 떠들썩했지만, 조별 메인 주제를 정하는 마지막 시간에는 자못 진지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어린이들은 나라별 음식과 전통의상 등을 소개하며 서로 생활방식에 대한 이해도 넓혔다.
어린이들은 오는 13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물과 환경에 대해 토론하고 각자 마련한 전통공연 및 문화탐방을 즐기며 나라 간의 이해를 높일 예정이다.
박태환(청주 서경중학교 1학년) 군은 "함께 토론하고 서로의 나라에 대해 알아가면서 시야가 넓어졌다. 세계 친구들과 '생각은 지구적으로, 행동은 지역적으로'라는 슬로건도 만들었다"면서 "평소 쉽게 사용하던 물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다. 물과 환경에 대해 지루하지 않게 접근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경주 이채수 기자 cslee@msnet.co.kr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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