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대구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10일 오전 11시 대구 수성구 한 호텔 1층 로비. 에티오피아 경호원은 물포럼 기간 중 자국 공무원들이 묵을 객실 곳곳을 호텔 관계자와 함께 둘러봤다. 경호원이 "이곳에 묵는 다른 VVIP들은 있느냐"고 묻자 호텔 관계자는 "그 부분은 기밀 사항이라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세계물포럼 개회를 앞둔 10일 세계 각국의 참가자들이 속속 대구로 들어오면서 지역의 지정 숙소가 손님맞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편안한 잠자리와 맛있는 식사 제공은 물론 국가 정상에서부터 장관까지 주요 인사의 보안과 안전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12일 막을 올리는 세계물포럼에는 164개국에서 3만5천여 명이 방문한다. 이들을 위한 숙소로 대구에만 총 3천100개의 객실이 확보됐다. 호텔 인터불고와 그랜드호텔 등 거점 호텔 17곳과 101개의 '그린스텔'이 손님을 맞이한다. 세계 각국의 주요 정상에서부터 포럼 참가자까지 다양한 이들을 맞이해야 하는 숙소는 일찍부터 '맞춤형' 서비스를 준비했다.
포럼의 본부호텔인 인터불고 엑스코는 2월부터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물포럼 개막식 환영 리셉션을 비롯해 각종 연회, 각국 정부 관계자 숙박 등이 이곳에서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투숙객을 위해 방마다 청도의 홍시와 망개떡을 비치했다. 특히 주요인사가 머무르는 스위트룸은 벽지를 교체하고 비품을 새로 구매하는 등 각별히 신경 썼다.
중동지역 참가자를 위해선 특별히 할랄 음식을 준비했다. 또 유럽의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도 따로 마련했다. 연회에 맞춰 직원들의 서비스 교육도 수차례 진행했다. 인터불고 엑스코 구본건 대표는 "리허설을 통해 한 치의 실수가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세계에너지총회 때보다 더욱 신중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정상의 숙소로 배정된 호텔의 최고급 스위트룸은 저마다 대구의 친절함을 보이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모로코 국왕이 머무르는 한 호텔은 모로코 국화인 카네이션으로 방안을 꾸몄다. 이곳 관계자는 "멕시코인인 OECD 사무총장의 방은 국화인 '다알리아'를 두려고 했는데 가을꽃이어서 구하기가 쉽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또 한 호텔은 봄철 따뜻해지는 날씨에도 난방에 신경을 썼다. 물포럼 기간 중 총 방문객 29명 가운데 20명이 에티오피아에서 오는 만큼 이들이 쌀쌀하다고 느낄 수 있어서다. 호텔 관계자는 "체크인 시간에 맞춰 냉난방을 관리하는 시설팀을 풀가동할 예정이다"며 "또 호텔 객실과 로비 곳곳에 에티오피아 국화인 '카라' 수십 송이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족한 호텔방을 보완하는 것은 그린스텔이다. 대구의 우수한 모텔들 가운데 현장 점검을 통해 선정된 그린스텔에는 외국어로 된 안내문을 비치했다. 안내문에는 조식을 대신할 수 있는 인근 식사 장소와 병원, 경찰지구대 위치가 기재돼 있다. 그린스텔 직원을 대상으로 친절서비스 교육도 실시했다.
물포럼 조직위 관계자는 "그린스텔의 경우 조식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며 "친절한 대구 이미지를 숙소에서부터 느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한 그린스텔 사장은 "세계물포럼에는 모두가 민간 외교사절이라는 생각으로 손님을 맞이해야 한다"며 "대구를 세계에 알리는 큰 행사인 만큼 손님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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