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4월 10일 일본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리는 날, 나니와 상고를 갓 졸업한 장훈 선수가 타석에 들어섰다. 재일동포에 대한 차별대우가 극심하던 때였다. 세 살 때 불장난하다 다친 오른손을 일본인 의사가 치료를 거부하지만 않았더라도, 이날 장훈은 타자가 아니라 투수로 그 자리에 섰을 수도 있다. 극도의 긴장감이 밀려왔다. 고교 졸업과 동시에 곧바로 프로구단 1군에 진출한다는 것은 일본인 선수조차 결코 쉽지 않았던 당시였다. 그는 이날 공 3개에 3진을 당하고, 외야 플라이를 머리 위로 넘기는 결정적 실수를 범했다.
하지만 다음날 신화는 시작됐다. 전년도 14승 4패라는 발군의 성적을 기록한 한큐의 아키모토를 상대로 데뷔 첫 안타로 좌중간 2루타를 뽑아냈고, 다음 타석에서는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날렸다. 향후 23년간 3천85개 안타와 504개 홈런의 첫 출발이었다. 2000년 일본 야구기구가 발표한 '20세기 베스트 9'에 당당히 그의 이름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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