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7일 KBS1 TV '인간극장' 김복환(84) 할아버지에게 올해 봄은 특별하다. 꼬부랑 허리로 소 밥부터 염소 밥, 개밥까지 모두 챙겨주고 소소한 집안 둘러보는 일상은 긴 세월 동안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2015년, 할아버지는 바야흐로 인생의 봄날을 맞았다. 어려운 집안 형편에다 군입대, 결혼까지 이어지면서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김 할아버지는 올해 중학교 2학년생이 된 것이다.
낡은 작업복을 벗고 셔츠에 넥타이로 한껏 멋을 낸 차림으로 학교에 간 김 할아버지. 아침 8시부터 영어, 수학은 물론이고 방과후 수업까지 여느 중학생과 똑같이 수업을 받는다. 열정만큼 빨리 이해하지 못해 답답하고 속상하지만 친절한 선생님들과 15살 친구들이 있어 결석 한 번 없이 학교생활을 해오고 있다.
나이 드신 부모님 곁에는 3년 전 귀농한 장남 길성(62) 씨가 있다. 아버지가 중학생이 되니 예순둘 아들은 학부형, 아니 보호자가 돼 가뜩이나 바쁜 농번기 부산한 나날을 보낸다.
60여 년을 배움에 대한 갈망으로 보낸 백발 꼬부랑 할아버지, 고된 농사를 마치고도 혼자 책을 읽는 할아버지의 책상에는 오랜 꿈이 적혀 있다. "잠깐의 배움은 어렵지만 못 배운 설움은 일평생입니다." 할아버지 인생의 봄은 지금부터다.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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