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안전한 야구장 환경을 위해 도입한 '세이프 캠페인'이 야구팬들과 야구장 인근 상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주류 및 음료 반입을 제한하고 있지만 야구장 내 매점에서는 비싼 가격에 주류 판매가 이뤄지고 있어 '매점을 위한 정책'이란 비난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KBO는 올해 안전'보안 규정을 강화하는 세이프 캠페인을 도입했다. 이 캠페인에 따르면 주류 및 캔'병'1ℓ초과 PET 음료의 경기장 내 반입이 제한되고, 1인당 소형 가방과 소형 쇼핑백 1개씩만 가능하다. 칼, 가위 등 각종 위험물품도 가지고 입장할 수 없다.
대구시민야구장 주변에는 주류 반입 금지를 알리는 포스터와 안내판이 곳곳에 설치돼 있고 야구장 직원들도 관람객을 대상으로 주류 반입 금지 홍보를 계속하고 있다.
문제는 KBO가 종이컵에 담긴 주류만 판매하겠다고 밝혔지만 야구장 매점에서는 여전히 캔맥주가 팔리고 있다는 점이다. 관람객에게 주류 반입을 금지하면서 매점에서는 버젓이 주류를 판매하는 것이다.
12일 대구시민야구장을 찾은 김성훈(35) 씨는 "캔맥주와 안전이 무슨 관계인지 전혀 이해가 안 된다. 야구장에 자주 오지만 요즘엔 술에 취해 병이나 캔을 던지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관람 문화가 성숙해졌다"고 말했다.
야구장 매점 주류 가격이 비싼 것도 비난을 사고 있다.
대구시민야구장 주변 노점상이나 상가에서 판매되는 캔맥주(355㎖)는 3개에 5천원, 인근 대형마트에서는 6개들이가 7천700원 정도다. 반면 구장 내 매점에서는 같은 제품이 개당 2천원에 팔린다. 정민우(31) 씨는 "보통 친구들과 함께 야구 관람을 하는데 한 번에 맥주 10캔 이상을 마신다. 그렇다 보니 야구장 바깥에서 구매해오는 게 훨씬 저렴해 야구장 매점에서 사면 바가지 쓰는 느낌이다. 더욱이 매점에서는 맥주 종류가 많지 않아 선택권도 없다"고 했다.
일부 입장객들은 세이프 캠페인에도 여전히 주류를 반입해 마시고 있기도 하다.
입장객 박모(26) 씨는 "직원이 주류 반입을 막아 입구에서 급하게 마시고 들어왔는데 일부는 버젓이 맥주를 들고 와 마시고 있다"며 "캠페인에 동참하는 사람만 손해 보는 것 아니냐"고 했다.
야구장 인근 상인들은 "상당수 야구팬이 주류 반입 금지에 대해 알고 있다 보니 맥주 판매가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었다"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규제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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