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물포럼] 모노레일 타고·골목 걷고…대구 속살 본 외빈들 "뷰티풀"

'2015 대구경북 세계물포럼' 개막 이틀째인 13일 오후 대구 나이트 투어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중구 방천시장 내 김광석 거리에서 통역봉사자에게 한국의 음악문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내리는 비와 음악이 너무나 잘 어울려요. 대구 뷰티풀!"

13일 오후 6시 40분. 대구 중구 방천시장 옆 김광석길 입구로 40여 명의 관람객이 들어섰다. 금발의 여인에서부터 푸른 눈의 남성, 흑인들까지 세계물포럼에 참가한 각국 대표단이 김광석길을 찾았다. 가이드가 '이등병의 편지' 가사가 적힌 벽화 앞에서 자물쇠를 채운 이유를 설명했다. 이를 듣던 한 미국인이 '자물쇠가 끊어지면 헤어지는 거냐'고 되묻자 자리에 있던 이들이 모두 웃었다. 거리를 걷던 이들은 예쁜 벽화가 나올 때마다 가이드, 자원봉사자와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주변관광에 빠져들었다. 프랑스에서 온 크리스토퍼 물랑 씨는 "오늘 이 길을 통해서 김광석이라는 가수를 알게 됐다"며 "유명인을 기리기 위한 거리가 너무 예쁘게 잘 만들어져 있다"고 말했다.

세계물포럼 기간 동안 대구가 국제 관광도시로 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물포럼 참가자들이 대구의 역사와 전통이 숨 쉬는 관광코스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야간 투어 일정에도 수십 명이 참가신청을 하는 등 대구의 관광자원이 빛을 발하고 있다.

◆관광코스 풍성

대구는 세계물포럼 참가자에 대해 대구문화와 관광지를 알리고 지역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관광투어 프로그램을 집중 운영한다. 관광지를 전일'반일'나이트 투어 등으로 구분, 참가자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경주에서 열리는 포럼참가자들의 대구관광을 위해서는 경주 하이코에서 출발하는 투어버스도 마련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물포럼에 참가하는 고위 인사, 학계 관계자, 글로벌 기업 대표 등 170여 개국 외국인들이 대구를 둘러보고 대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엑스코 출입구에 자리한 관광투어 예약 데스크에는 외국인의 예약문의가 줄을 이었다. 아이와 함께 관광코스를 즐기려는 외국인 참가자도 있었다. 이날 오전까지만 14, 15일 도심 관광에 50여 명이 신청을 하면서 예약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대구시에 따르면 물포럼 기간 운영하는 관광코스는 전일코스, 반일코스, 야간코스 등이다. 전일코스는 ▷근대골목투어 ▷템플라이프 ▷Healthy road, 대구 등 유료 코스 세 가지와 무료 코스인 '대구의 어제와 오늘'로 구성됐다. 반일코스는 대구국립박물관과 대구미술관, 와인터널을 둘러보는 '달콤한 감와인 한잔', 대구 도심을 둘러보는 '대구 옛거리 걷기' 등이 있다. 특히 대구 옛거리 걷기는 한강 이남 최대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을 방문하는 것은 물론 23일 개통하는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을 시승할 수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모노레일 체험을 투어 프로그램에 포함시켜 앞으로 모노레일을 관광자원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과 오후 포럼 일정을 마친 이들을 위한 야간 투어도 17일까지 운영된다. 83타워 전망대에 올라 대구 야경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김광석길과 수성유원지의 야경도 즐길 수 있다.

대구시는 세계 각국에서 관광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통역이 가능한 투어가이드와 자원봉사자, 차량 등을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행사도 줄지어

대구시는 관광 프로그램과 함께 다양한 즐길거리, 볼거리를 참가자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물포럼이 열리는 엑스코에서는 매일 오후 1시 30분부터 5시까지 요일별로 다양한 연주와 춤, 노래 등을 구경할 수 있다.

또 지역의 대표적인 행사가 물포럼 기간과 겹치도록 해 대구를 찾는 각국의 주요 인사들은 '컬러풀 대구'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역의 굵직한 행사를 물포럼 기간과 겹치도록 유도해 최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며 "물포럼 이후에도 많은 이들이 대구를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15~19일 중구 약령시에서는 '약령시 한방문화축제'가 열린다. 올해 38회째인 약령시축제는 '약령시에서 만나는 건강한 소풍'을 주제로 전시 체험 문화공연 등 6개 분야 70여 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올해는 세계물포럼과 연계해 동의보감에 나오는 약이 되는 물 소개 등 한의약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행사를 풍성하게 준비했다.

대구한의사회 관계자는 "물포럼 참가자들은 침과 뜸, 피부미용 등을 체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체질별 음식과 한방 건강요리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공연도 다양하다. 14일에는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대구시립국악단 화요상설공연이, 15일에는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에서 대구국제즉흥춤축제가 열린다. 16일에는 대구시민회관 그랜드콘서트홀에서 대구시립합창단의 제128회 정기 연주회가, 17일에는 금호강 둔치에서 야외 공연이 열린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사진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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