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법인세율 인상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기업들이 지난해보다 올해 세금을 5조원가량 더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법인들이 올해 납부하겠다고 신고한 세금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불경기에도 불구, 기업들의 성실신고 의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3년 동안 계속돼 온 '세수결손'(예상 세금수입보다 실제 세금수입이 적은 경우) 사태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3월 접수가 마무리된 작년도 영업실적에 대한 법인세 신고액이 전년도보다 상당 수준 증가한 것으로 국세행정개혁위원회에 보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올해 법인세는 기업의 작년도 소득에 부과한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법인세 신고액이 전년 신고액보다 10%대 후반 정도로 늘었다"고 했다.
국세청은 올해부터 법인세 신고에 앞서 법인별 과세 정보를 사전에 제공해 성실 납부를 유도한 효과가 컸다고 밝혔다. 법인세 수입 전체에서 신고세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대다. 나머지는 세무조사 또는 원천징수 등의 방식으로 거둬들인다. 2013년도 영업 실적을 기준으로 지난해 거둬들인 법인세는 모두 42조7천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신고에 기반한 징수실적은 3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올해 신고액이 10%대 후반 정도 증가하면 세수는 5조원가량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세수결손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세무 당국이 한시름 놓게 됐다. 지난해 세수결손액은 3조3천억원이었다. 정부는 불경기로 인해 올해도 세수결손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가 뜻밖의 호재를 만났다. 국세청 추산대로라면 법인세 예산(46조원)은 무난히 거둬들일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아직은 추정치"라며 "실제 징수액은 현재 걸려 있는 대형 소송 결과와 환급액에 따라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계 일부에서는 정치권에서 법인세율 인상 논의가 확산되자 여론을 의식한 기업들이 후하게 신고액을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기업이 '절세'를 명분으로 세무 당국과 맞서봤자 돌아오는 건 '세무조사'밖에 없다"며 "기업들로선 법인세율이 높아지는 것보다 현 세율에서 자발적으로 신고액을 높이는 것이 낫다"고 했다.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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