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 만성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고통은 경험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참 참기가 힘들다. 이런 통증이 오래되다 보면 식사를 잘 못하고 불면증이 오고 일상생활이 어렵다. 심하면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병을 치료하기보다는 당장 통증이 완화되는 치료를 원한다. 그런 이들에게서 희소식같이 회자하는 이야기를 오래전에 들은 적이 있었다.
어깨, 무릎,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 사이에서 어느 곳에 가면 용한 의사가 있어 몇 번만 주사 맞으면 꾀병처럼 아프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그들의 입으로 전하는 주사는 하얀 빛깔을 내는 주사, 소위 '뼈주사'였다.
처음엔 뼈주사가 무엇인가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스테로이드' 주사였다. 대부분 환자는 처음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으면 통증이 곧바로 줄어들어 날아갈 듯한 기분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나 효과가 오래가지 못하고 또다시 그 주사를 맞게 되는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었다.
스테로이드는 강력한 소염진통제로 각종 염증 치료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치료제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부작용이 심각하다. 통증 완화를 위한 스테로이드의 사용은 일회성이나 단기간 사용에는 유용하지만,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장기간 사용 시에는 인대나 힘줄, 뼈의 약화를 가져와 근골격계 회복을 더디게 한다. 또 쿠싱증후군이나 골다공증, 고혈압, 당뇨 등의 증상을 악화시키고 젊은 여성들은 생리 불순도 올 수 있다.
만성통증 근골격계 질환은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꾸준한 운동과 일상생활 가운데 바른 자세를 잘 유지하고 과도한 일을 줄이고 좋은 영양을 공급해야 한다. 무엇보다 적절한 휴식과 취미 활동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요즘 주사요법도 단순히 통증을 일시적으로 완화시켜주는 것보다는 약해진 인대를 강화시켜 근본적으로 상태를 호전시켜주는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근골격계 질환을 정확히 진단한 후, 초음파 유도하 주사치료를 받으면 병변 부위에 정확한 치료가 이뤄져 시술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약과 독은 용량의 차이일 뿐 모든 약은 효과와 부작용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요즘은 '뼈주사'에 대한 위험성이 많이 알려지고 새로운 치료법이 소개되면서 '뼈주사'를 원하는 환자 수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유혹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런 면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당장 통증 완화를 위해 처방하는 의사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질병을 치유하기 위해서 의사는 환자를 위해 최고의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환자는 의사를 믿고 최고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곤(대구파티마병원 마취통증의학과 통증클리닉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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