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당 맨 먼저 거리 두기… 우군 사라진 국무총리

문재인 "자진 사퇴" 요구, 유승민 "특검 준비 됐다", 청와대 "수사 지켜보자"

이완구 국무총리가 진퇴양난에 놓였다. 우군(友軍)이 없다.

14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 총리에게 3천만원을 건넸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새누리당은 가장 먼저 검찰수사에 임할 것을 촉구하며 거리를 두었고 필요하다면 특검도 수용하겠다는 강경조다.

이날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예정된 외교'통일'안보 분야의 정책질의보다는 여야 의원 모두 이 총리에 대한 각종 의혹들을 제기하며 검찰수사를 촉구하거나 총공세를 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도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서운한 생각은 없다. 당연한 말씀으로 받아들인다"며 "총리부터 수사를 받겠다"고 화답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사퇴 후 검찰 조사를 받으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여야 모두 성역없는 수사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이 총리가 위기에 몰린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김무성 당 대표 주재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이 총리의 3천만원 수수 의혹에 대해 "검찰은 빨리 국무총리부터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국무총리 본인도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고 한 만큼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총리부터 수사해줄 것을 검찰에 요구한다. 검찰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철저하게 수사해 그 결과를 국민에 발표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 총리의 그 부분(사퇴)에 대해 상당히 고민을 한 것은 사실이다"며 "야당이 특검을 요구한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특검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 총리와 함께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언급하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광주를 찾은 문 대표는 4·29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조영택 후보 선거대책위 출범식에서 "현직 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이 피의자로 수사받는 일은 역사상 없었던 일이다. 두 사람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 의혹을 더 키우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또 2013년 충남 부여'청양 재선거를 앞두고 3천만원을 선거자금으로 건넸다는 성 전 회장의 주장을 언급하며 "이 총리가 13일 대정부질문에서 돈 한 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는데 거짓말로 드러났다. 이 총리는 국회가 아니라 검찰에 가서 피의자 신문을 받아야 한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이 총리의 거취 논란이 불거지자 "총리 직무정지는 법적으로 불가한 사항"이라며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취했다.

황수영 기자 swimming@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