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은정아 잘 있었니. 너무 보고 싶다. 아이고, 아이고…."
세월호 참사 1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에 있는 정부합동분향소에 구슬픈 곡소리가 울려 퍼졌다.
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이었던 고(故) 조은정 양의 할머니가 손녀의 영정 앞에서 오열하고 있었다. 40분 넘게 슬픔을 토해냈지만 조 양의 할머니는 자리를 뜨지 못했다. 함께 왔던 할머니의 동생이 언니를 다독여 일으켰다.
세월호 참사는 희생자 가족들에게 여전히 감당하기 힘든 슬픔이다. '이제 털어낼 때도 되지 않았느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유가족에겐 쉬운 일이 아니다.
4'16 세월호참사가족대책협의회 관계자는 "어처구니없는 일로 자식을 앞서 보낸 부모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해달라는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1주기에도 '추모' 대신 '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는 안산시의 분위기는 더욱 숙연하다. 이른바 '한 다리'만 건너면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과 인연이 닿기 때문이다.
안산시 상록구에 살고 있는 유분순(57) 씨는 "중학교 동창을 하늘나라로 먼저 보낸 아들을 키우고 있다"며 "그 친구 부모와 나의 처지가 서로 바뀌었다면 나는 견디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시는 참사 1주기인 16일 오전 10시 추모 사이렌을 울릴 예정이다. 관공서에는 조기를 게양하기로 했다. 오후 2시 합동분향식을 시작으로 저녁까지 추모행사를 이어간다.
김길웅 안산시 세월호사고수습지원단 행정돌봄담당은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유가족과 참사에 대한 소식을 접하며 위로의 말을 건네는 시민들이 공존하고 있다"며 "유족들을 상대로 한 모진 내용의 민원은 거의 사라진 상태"라고 했다.
수학여행을 떠난 학생들을 대부분 잃었던 단원고는 학생들의 면학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언론 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학교 측은 16일 저녁 자체적으로 소규모 추모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단원고 관계자는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평상심을 찾을 수 있도록 다소의 무관심으로 도와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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