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게이트'가 일파만파 확산하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독대' 형식으로 40분간 긴급 회동했다. 박 대통령과 여당 대표와의 단독 회동은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사실상 처음 있는 아주 이례적인 일.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지난 2년 2개월간 새누리당 또는 여야 지도부와 9차례 회동했지만 사전에 실무조율을 거쳤고, 회동 모습을 언론에 일부 공개할 정도로 '투명'하게 진행해왔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가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을 앞두고 이뤄진 이날 단독 회동은 여러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욱이 이날 회동은 예정에 없이 긴급하게 잡혔다.
새누리당 주변에서는 '성완종 리스트' 파장이 가라앉기는커녕 점점 더 커져가자 박 대통령이 집권여당 대표인 김 대표에게 손을 내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성완종 리스트'에 국정 2인자인 이완구 총리와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 3명이 언급되는 등 정권 핵심 실세들이 줄줄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결국 논의할 대상은 김 대표뿐이라고 박 대통령이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김 대표를 급히 찾은 것만으로도 김 대표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무엇보다도 배석자 없이 40분간 만났다는 점은 정치적 함의가 적지 않다.
단 두 사람만 대좌했다는 것은 그만큼 친밀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관계는 때때로 냉랭한 것으로 비치기도 했지만 이날 회동을 계기로 두 사람은 정치적 운명공동체임이 다시 확인된 셈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이날 단독회동을 계기로 박 대통령은 성완종 사태의 해결사로 김 대표를 선택한 모양새가 됐다.
김 대표는 이날 회동을 마친 뒤 브리핑에서 "저는 당 내외에서 분출되는 여러 의견을 가감 없이 대통령께 말씀드렸다"며 진솔한 대화가 오갔음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위기에 처하게 되자 박 대통령이 대표를 맡아 구원투수로 등판했을 때 사무총장을 맡아 함께 당 재건작업에 나서며 '원조친박'의 좌장을 맡았었다.
최두성 기자 dscho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