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3일 개통할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또 다른 도전을 앞두고 있다. 바로 3호선 연장. 대구시는 현재 종점인 수성구 범물동과 대구발전 동력이 될 동구 혁신도시를 잇는 노선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대단위 주택단지와 산업단지를 연결한다는 복안이다. 더불어 1, 2호선 연장까지 고려하고 있다.
◆3호선 범물~혁신도시 연결되면?
2025년 4월 28일 월요일 오전 7시 30분쯤 대구 수성구 범물동 3호선 용지역. 인근 아파트에 사는 A(33) 씨는 출근을 위해 전동차에 올랐다. A씨가 일하는 곳은 첨단의료복합단지 내 입주 업체로 바이오 및 천연물 신약을 주로 생산한다.
자동차가 없는 A씨는 그동안 시내버스를 타고 출근했다. 목적지까지 곧바로 가는 버스가 없어 중간에 다른 버스로 환승해야 했고, 출근시간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차들로 도로가 혼잡해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이 족히 40~50분은 걸렸다.
A씨는 이번 주부터는 3호선을 타고 출근하기로 했다. 지난주 용지역에서 동구 첨단의료복합단지역을 잇는 연장 구간이 개통됐기 때문이다. 3호선이 정식으로 개통된 지 10년 만이다. 기존 3호선처럼 교각을 세운 뒤 궤도 빔을 올리는 방식으로 지어졌다.
A씨를 태우고 용지역에서 출발한 전동차는 범안로를 따라 이어진 모노레일 위를 시원스레 내달렸다. 오른쪽에 대덕산의 푸른 능선이 보였고, 몇 분 지나지 않아 대구미술관이 보였다. 흐드러진 봄꽃에 둘러싸인 대구미술관의 벽면에는 전시 프로그램 내용이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얼마 가지 않아 웅장함을 자랑하는 대구스타디움이 한눈에 들어왔다.
전동차는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신매'고산동을 관통한 뒤 아담한 천을산(해발 156m)을 돌아 금호강을 건넜다. 수면에 아침 햇살이 반짝였고, 물새가 옆을 빠르게 스쳐갔다. 이어 율하지역 아파트 숲과 1호선 신기역을 지나, 옛 안심연료단지에 공공개발로 들어선 건물 사이를 빠져나왔다. 20분 남짓 달린 전동차는 첨단의료복합단지에 다다랐다.
A씨는 이날 3호선을 이용해 30여 분 만에 회사에 도착했다. 평소보다 20분 가까이 절약했다. A씨는 주말엔 도시철도를 타고 대구야구장을 찾을 계획이다.
◆3호선 연장, 대구 교통 'UP'
대구시는 3호선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대상은 수성구 범물동과 동구 혁신도시를 잇는 13㎞ 구간이다. 이 구간에는 9개 역이 들어서고, 사업비는 4천8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올해 하반기쯤 연장안을 기획재정부에 예비 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전 타당성 조사를 마쳤다. 2012년 한국교통연구원에 맡긴 조사 용역 결과가 지난해 5월 나왔다. 조사 내용은 두 가지. 용지역~대구스타디움 구간 5.8㎞의 비용 대비 편익(B/C)은 0.32, 용지역~대구스타디움~혁신도시 구간 13㎞의 B/C는 0.94로 나왔다.
B/C는 1 이상 돼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그렇지만 0.85 이상만 되면 정책적 판단을 통해 정식으로 검토하는 대상이 된다. 이에 시는 B/C가 0.94로 나온 용지역~혁신도시 구간을 추진하고 있다.
3호선이 연장되면 도시철도 교통에 획기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우선 금호강을 사이에 두고 단절돼 있던 동구와 수성구가 연결된다. 도시 외곽지역의 교통난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동구 안심지역과 수성구 고산'신매지역은 각각 도시철도 1, 2호선이 설치돼 있지만, 정작 이 두 지역을 이어줄 교통편은 마땅찮았다.
3호선 연장을 통해 대단위 주택단지인 지산'범물, 고산'신매, 율하, 혁신도시 등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동구와 수성구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또 대구의 신성장동력의 한 축인 혁신도시와 첨단의료복합단지, 수성의료지구 등을 연결한다.
중구를 기준으로 봤을 때, 한쪽에 고립돼 있던 체육'문화시설이 시민에게 더 가깝게 다가간다. 현재 수성구 삼덕'노변동 일대에 대구미술관과 대구스타디움, 대구육상진흥센터 등이 있고, 내년이면 이와 멀지 않은 연호동(2호선 대공원역 인근)에 대구야구장이 문을 연다. 3호선 연장으로 이들 체육'문화시설에 더 편하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는 셈이다.
환승을 통한 도시철도 순환선을 완성하다는 의미도 있다. 계획 중인 3호선 연장 구간은 1, 2호선을 교차해 지나가며 2개의 환승역을 추가하게 된다. 이는 현재 환승역인 명덕역(1호선)과 신남역(2호선)과 각각 연결되기 때문에 도시철도 간의 순환이 이뤄지게 된다. 이를 통해 1~3호선을 모두 연결하는 효과가 있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예산 부담 때문에 3호선 연장 구간을 한 번에 건설하기는 힘들다. 이 때문에 두 구간으로 나눠 우선 대구스타디움까지 건설한 뒤 나머지 구간을 연결할 계획"이라며 "3호선을 비롯해 1, 2호선 신설'연장안이 용역 중인 '2차 중장기 도시철도기본계획'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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