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기의 가정' 구한 여경…경주署 가정폭력 전담 신경주 경사

폭력·알코올중독 신음 가정…남편 공공근로, 부인 입원치료 알선

상습적인 가정폭력과 알코올중독에 신음하던 가정을 수렁에서 건져낸 경찰관이 화제다.

경주경찰서 가정폭력 전담경찰관 신경주(31'여) 경사는 하루가 멀다 하고 가정폭력 신고가 들어오는 남모(51) 씨의 가정을 주시했다. 남 씨 부부는 술에 취한 채 언성을 높이며 싸우다가 경찰관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면 금세 수그러들기를 반복했다. 남 씨의 집은 동네 사람들이 '쓰레기 집'이라고 부를 정도로 안팎이 엉망이었다. 집안 마당과 방에는 온갖 잡동사니가 쌓여 있었고, 오랫동안 청소를 하지 않아 악취가 진동했다. 남 씨는 2007년 서울에서 경주로 온 뒤 일을 그만둬 생활고에 시달렸다. 아내 조모(52) 씨는 심각한 우울증과 정신질환에다 알코올중독 증세까지 보였다.

신 경사는 "매일 술을 마시고 싸움을 반복하는 이 가정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려면 보호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경주시와 해당 면사무소, 병원, 가정폭력상담소 등 도움이 될 수 있는 관련기관'단체들과 회의를 3차례 마련했다. 또 아내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남편이 공공근로를 할 수 있도록 알선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될 수 있도록 안내해 생계비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쓰레기 집'으로 불리던 주택은 청소와 장판교체, 도배, 출입구 설치 등을 통해 말끔하게 개선했다.

신 경사는 "병원에 있는 조 씨가 이젠 술 생각이 안 난다며 고마워하는 모습에 정말 기뻤다"면서 "이 가정이 정상으로 돌아오도록 가정폭력상담소에서는 사후 모니터링 및 상담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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