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역사학자 토인비는 "인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고 통찰하였다. 자연의 거친 도전에 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응전했기 때문에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고 찬란한 문명을 이루었다고 설명한다. 또한 성경의 창세기에 의하면 인류의 첫 번째 사명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고 땅을 정복하는 것"이었다. 이로 보건대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를 극복하여야 한다는 개념은 인류의 생존 유전자에 깊숙이 각인되어 있는 듯하다.
우리 선조들 역시 삼한시대부터 벽골제 등 저수지를 쌓아 왔으며, 조선시대에는 측우기와 수표(水標) 등을 사용하여 과학적으로 물을 관리하여 왔다. 또한 1970년대부터 용수공급, 홍수방어 및 발전 등을 위한 다목적댐을 건설하여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경제성장에 큰 역할을 담당하였다.
영주다목적댐은 1990년대 초 낙동강 페놀유입 등 수질사고를 계기로 1999년 낙동강 물관리종합대책 중 하나로 검토되었으며 여러 번의 타당성조사를 거쳐 2009년 말에 건설공사를 착수하여 현재 공정률 93%로 올해 담수를 목표로 마무리 공정이 추진 중이다.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에 위치한 영주댐이 준공되면 연간 1억8천100만㎥의 하천유지용수를 공급하여 낙동강 중'하류의 수질보전과 생태환경을 개선할 수 있게 되며, 내성천 및 낙동강 연안의 홍수방어와 경북 북부지역의 안정적인 용수공급도 가능하게 된다. 아울러 오토캠핑장, 물문화관, 문화재 체험단지 등을 조성하고 있어 댐 주변지역, 넓게는 경북 북부지역 전체로의 관광객 유입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영주댐은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ESSD)을 위해 댐상류 오염원 저감을 위한 인공습지(3개소), 수달과 양서류 대체서식처, 어류 산란장, 생태통로 조성 등 다양한 환경저감 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내성천의 모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사조절지, 본댐 배사문, 댐하류 하상보호공 3개소를 건설하였다. 앞으로 영주댐을 활용하면 수량, 수질, 생태를 고려한 수자원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어 홍수재해 통합관리 등 내성천 유역의 통합물관리(IWRM)도 가능하다.
지난 12일부터 대구경북에서는 물 분야 세계 최대 국제회의인 제7차 세계물포럼이 '우리의 미래를 위한 물'(Water for Our Future)이라는 주제하에 열리고 있다. 전 세계에서 약 3만5천 명의 물 관련 정책결정자, 전문가, 시민이 모여 다양한 물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세계 최대의 물 관련 회의니 만큼, 다양한 아이디어와 해결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 인류의 물 문제는 어느 한 나라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이슈로서, 전 세계인의 '실질적인 행동'이 요구된다. 대구경북 물포럼이 이런 거대한 걸음의 전환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 국토의 65%가 산악지형으로 이루어져서 하천경사가 급하기 때문에 강수가 일시에 유출되어서 홍수가 빈발하고, 1인당 가용 수자원량도 상당히 적은 편이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전 세계적인 물 재해 증가로 물 문제는 국가 '안보' 개념으로 격상되고 있어 가뭄, 수질악화 등에 대비하여 수자원 확보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의 신규댐 개발계획에 대한 논란을 살펴보면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서로 주장만 되풀이하여 지역을 넘어 사회적 또는 정치적인 갈등으로까지 발전되는 양상이다. 이번 물포럼에서도 수자원개발 및 환경보존의 조화, 수몰 및 이주에 따른 지역사회의 영향 최소화, 물'하천'유역관리 거버넌스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대안이 제시되었다. 다양한 선진 사례들을 우리 것으로 잘 소화시켜 지속가능한 수자원개발과 통합물관리에 대한 이정표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우석 K-water 영주댐건설단 댐공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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